“그래도 한국 밉지 않아요”…벚꽃 피던 날, 아내는 셋째 낳고 떠났다

2024.05.27 13:00

“당황스럽고 실망스러워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내가 선고된 걸 모를 수 있는지···.” 4월 6일 경기 시흥의 한 부동산. 응우옌 반민허(38·베트남)는 취재진이 내민 판결문을 보고도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2021년 8월 선고된 반민허의 의료 손해배상 판결문에는 그의 실명 대신 A씨로 적혀 있었다. 한국어가 서툴러 통역을 통해 소송 결과에 대해 전해 듣자, 그의 얼굴엔 낙담한 표정이 가득했다. 반민허의 아내 응우옌 티루엔은 서른 살 때인 2018년 4월 셋째를 낳고 사망했다. 그는 이듬해 8월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는 반민허의 패소. 소송 제기 후 2년 뒤인 2021년 8월 25일 1심이 선고됐지만, 반민허는 재판이 지연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는 결국 항소할 기회도 놓친 채 뒤늦게 취재진을 통해 선고 결과를 알게 됐다. 아내를 잃은 반민허는 어떻게 소송 결과를 몰랐을까. "아내가 사망한 뒤 비자 문제로 변호사(행정사 추정)에게 상담을 받았는데, 제 사정이 딱하다는 거예요. 그분이 의료소송에 대응할 다른 변호사를 소개해줬는데, 한 번도 본 적은 없어요. 비자 관련 업무를 보다가 소송 상황을 물어봤지만 '심사 중'이라고만 들었어요." 반민허는 스물두 살 때인 2008년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빨리빨리' 문화도 잘 맞았고, 자동차를 좋아해 한국에서 기술을 배우고 싶었다. 하노이에서 차로 1시간 떨어진 하이즈엉성 출신인 반민허는 대학생 때 한국 기업에 이력서를 냈다가 합격했다. 한국으로 건너온 뒤 잡지 제조사에서 일했던 그는 2011년 말 바람대로 자동차 스마트키 제조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부터 경기 시흥의 산업단지에 정착했다. 그는 이곳에서 두 살 어린 티루엔을 '다시' 만났다. 사실 반민허는 2006년 베트남에서 티루엔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티루엔은 여러 기술을 배우며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 베트남에서 둘은 인사만 하고 지내는 사이였지만, 한국에서 다시 만나자 애틋한 감정이 싹텄다. 결혼이주여성이던 티루엔은 한국 시댁에서 받은 차별대우를 견디지 못해 이혼하고 시흥으로 왔다. 반민허는 그녀의 아픔을 보듬어 주고 싶었다. 두 사람은 결국 2013년 12월 24일 베트남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첫째 딸은 베트남에서, 둘째 아들은 한국에서 낳았다. 하지만 2018년 4월 벚꽃이 만개한 날, 아내는 한국에서 셋째를 낳은 뒤 6일 만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아내의 출산 예정일은 2018년 5월이었지만, 산통은 한 달 일찍 찾아왔다. 반민허는 당시 직장에서 야간 당직 중이었다. 장인·장모가 딸 옆에 있었지만 한국어를 몰랐다. 아내는 산통 다음 날인 4월 6일 다니던 산부인과 병원이 문 열기를 기다렸다가 오전 9시에 진료를 받았다. 그리고 오전 10시 29분 셋째를 자연분만으로 출산했다. 반민허도 아내 옆에서 출산을 지켜봤기에 모든 게 순조로운 듯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퇴원한 아내는 재차 복통을 호소했다. 산후통인 줄 알았는데 통증이 가라앉지 않자, 반민허는 다음 날 산부인과를 다시 찾았다. 하지만 동네 산부인과 사정상 주말 진료가 쉽지 않았고, 산부인과에서 발급해준 의뢰서를 소지하고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갔다. 그럼에도 아내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상급종합병원인 대학병원으로 전원됐다. 그리고 이틀 뒤인 4월 12일 아내는 숨을 거뒀다. 사인은 산후 문맥혈전증으로 인한 비장파열. 간과 내장기관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문맥)에 핏덩어리(혈전)가 생겨 배 왼쪽 윗부분에 위치한 비장이 파열된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의사는 반민허에게 "너무 늦게 왔다. 왜 이제 왔느냐"고 물었다. 반민허는 아내의 죽음이 믿기지 않았다. 특히 출산 다음 날 찾은 종합병원에서 왜 그렇게 치료가 지체됐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반민허는 분만병원에는 불만이 없었다. 종합병원이 전원을 지체해 아내의 병이 커졌다고 생각했다. 변호사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한다기에, 당연히 종합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줄 알았다. 그러나 취재진을 통해 뒤늦게 확인한 판결문을 보니, 종합병원이 아닌 분만병원을 상대로 소송이 진행됐다. 반민허 소송을 맡은 변호사 측은 의료 감정 결과를 언급했다. 변호사 측은 한국일보에 "의뢰인들은 종종 결과가 안 좋을 때 불만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의료소송은 기본적으로 감정 결과가 많이 좌우한다. 해당 사건도 아마 감정 결과가 불리했던 사건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측은 "반민허에게 항소할 거냐고 분명히 안내했고 (판결문을) 전달했다"며 "이와 관련한 증거도 담당 변호사가 갖고 있다. 알아서 취재하고 기사를 내라"고 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반민허는 변호사 측으로부터 소송 자료를 돌려받았다. 출산 후 산모가 사망했을 때 불가항력 의료사고로 판명 나면, 국가는 유족에게 보상금 3,000만 원을 지급한다. 반민허는 조만간 한국의료분쟁조정원에 보상금 지급이 가능한지 신청할 계획이다. 아내가 떠난 후 반민허의 생활은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비자 문제가 컸다. 거주비자(F2)로 국내에서 취업 중이던 반민허는 영주권(F5)을 가진 아내가 사망하면서 거주비자 연장을 받지 못했다. F2비자를 연장하려면 영주권을 가진 사람이 신분을 보장해야 하는데, 비자 연장 심사 일주일 전에 아내가 사망하면서 자격이 상실됐다. 다만 조산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한 셋째를 돌본다는 이유로 4개월짜리 간병비자(G1)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이후 거주비자를 어렵게 다시 받은 반민허는 현재는 영주권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반민허의 첫째 딸(12)과 둘째 아들(8)은 한국에 있지만, 셋째 딸(5)은 베트남에 있다. 혼자서 아이 셋을 키우기 부담스러운 데다, 거주비자로는 한국에서 제공하는 모든 복지 혜택을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영주권을 얻게 되면 첫째가 셋째를 돌볼 수 있을 때 셋째를 한국에 데려올 예정이다. 반민허는 온 가족이 한국에 사는 걸 꿈꾸기에, 지난해 시흥에서 방 3개짜리 아파트를 매입했다.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지만,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온 덕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전한다. 반민허를 오랫동안 지켜본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월급은 적지만 한국에 온 지 10년도 안 돼 수천만 원짜리 전셋집을 구할 정도로 착실하게 돈을 모았다"며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반민허가 아내를 잃었다고 했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반민허는 벚꽃 피는 4월이 가장 슬프다. 아내가 벚꽃이 만개할 때 가족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 말수가 적은 반민허에게 한국에 대한 감정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아내가 죽었다고 한국이 밉진 않아요. 더 좋은 병원에 보내지 못한 걸 자책할 뿐이죠. 아내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아이들을 키우고 착실히 살 겁니다." ▶돌아오지 못한 산모들: 모성사망 103건 아카이브 인터랙티브 기사도 읽어보세요. 산모가 출산 중 왜 사망했는지 객관적 상황들과 유족 13분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제목이 클릭이 안 되면 아래 주소를 입력하세요. https://interactive.hankookilbo.com/v/pregnancy-grid/ ▶고위험 임신 자가진단: 나와 아기를 지키는 첫걸음 인터랙티브 자가진단도 해보세요. 고위험 임신 위험 인자를 미리 알면 향후 임신 합병증을 미리 대비할 수 있습니다. 제목이 클릭 안 된다면 아래 주소를 입력하세요. https://interactive.hankookilbo.com/v/pregnancy-selftest/

배달 김밥서 나온 녹슨 커터칼… "항의했더니 '진상' 취급"

배달시킨 김밥에서 커터칼 조각이 발견됐다는 소비자 신고가 접수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에 나섰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사연에 따르면 경남 지역에 거주하는 A씨는 이날 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음식점에서 김밥과 국수 등 1만8,000원어치를 주문했다. 주문한 김밥을 먹던 A씨 아들(17)은 입에서 딱딱한 물체가 느껴져 김밥을 뱉었다. 뱉은 김밥에서 녹슨 커터칼 조각이 나왔다. A씨는 "아들이 커터칼을 모르고 삼키기라도 했으면 생각하니 너무 아찔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음식을 주문한 지 1시간여 만에 커터칼을 발견한 A씨는 곧장 해당 음식점에 항의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사과는커녕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죄송하다는 말이 아닌 '당연히 우리 쪽에서 나올 수 없는 게 나왔는데 그쪽(손님)에서 나왔다고 하니 뭐 어떻게 해줄까요?'라며 신경질적으로 저희를 진상 취급했다"고 하소연했다. A씨가 주문 취소를 요구했지만, 해당 음식점은 거절했다. 또 음식을 주문한 배달 앱 측도 5,000원짜리 쿠폰 한 장만 발급하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식약처에 민원을 냈다. 민원 신고를 접수한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해당 음식점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배달 음식에서 커터칼이 발견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2021년 9월에는 한 소비자가 배달 주문한 다코에서 커터칼 조각을 발견했다. 당시 소비자가 커터칼에 입천장을 베이자 해당 음식점은 음식을 회수한 뒤 사과하고 병원비를 지급했다. 이 음식점은 매장에서 키친타월을 자를 때 쓰는 커터칼 일부가 부러지면서 음식에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법적 혼인 상태' 차두리, 두 여성과 내연 문제로 고소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와 코치를 지낸 차두리(45)가 법적 혼인 상태에서 내연 문제로 고소전에 휘말렸다. 27일 경찰과 CBS노컷뉴스 등에 따르면, 차두리는 최근 여성 A씨를 명예훼손과 스토킹 혐의 등으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고소했다. 차두리는 고소장에서 A씨에 대해 "몇 차례 만남을 가진 사이"라며 "A씨가 사생활 폭로 등으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차두리와 연인 관계라고 밝힌 여성 B씨도 용인서부경찰서에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는 차두리와 자신이 연인 관계였으며 차두리가 교제 기간 중 B씨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갈등을 빚자 자신을 고소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2021년 8월 차두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먼저 연락해 왔고 연인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차두리가 B씨와 수년간 교제하며 자신을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올해 3월까지 갈등이 이어져 소송전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조사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차두리 측 변호인은 CBS노컷뉴스에 "복수의 여성과 동시에 교제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차두리가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한 기간 동안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도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한편 차두리는 법적으로 혼인 상태다. 그는 2013년 3월 이혼을 위해 법원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성립되지 않자 같은 해 11월 이혼 소송을 냈다. 차두리는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017년 2월 열린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경찰 "김호중, 소주 열잔 아닌 세병... 혐의 입증에 자신"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이 구속되면서 경찰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김호중이 당초 "소주 열 잔가량 마셨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세 병 이상의 술을 마셨다고 판단하고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김호중의 진술 내용이 저희가 확보한 증거와 달라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자백이 유일한 증거도 아니고, 객관적 자료 및 관련자 진술 등이 있어 거짓말탐지기 검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호중은 사고 당시 음주 사실을 시인했으나, 마신 술의 양과 종류 등과 관련해선 경찰이 파악한 것과 다른 진술을 내놓으면서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김호중은 음주 사실을 인정한 뒤 첫 경찰 조사에서 "소주를 열 잔 정도 마셨다"며 "사고 또한 휴대폰과 차량 블루투스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벌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유흥업소 종업원 등의 진술을 토대로 김호중이 사고 당일 소주 세 병 이상을 마신 것으로 보고 있다. 음주운전을 인정하면서도 사고 연관성을 부인한 것은 특별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죄는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 적용되는데, 김호중은 술은 먹었어도 운전은 정상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 조항을 피해가려 한다는 것이다. 이 혐의가 인정되면 이것만으로도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호중이 '정상상태'임을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우 본부장은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자주 적용하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음주를 했고, 또 그 음주행위가 정상적인 운전을 곤란하게 했는지 여부를 개별 인과관계를 통해 판단해 처벌이 가능하다"며 "현재까지 확보한 자료와 진술을 볼 때 충분히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음주운전 직후 혈중알코올농도를 즉시 측정하지 못하였을 때, 농도를 역으로 계산해 추정하는 것)을 적용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 입증에도 주력하고 있다. 위드마크 공식 적용을 위해 경찰은 참고인 진술, 술을 마신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해 정확한 음주량을 파악하고 있다. 다만 법원에서 위드마크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난관이 예상된다. 국수본 관계자는 "현재 위드마크 외에는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