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광인가 혁명가인가...'앙시앙 레짐' 해제한 나폴레옹 일대기

입력
2022.07.08 09: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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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출간

나폴레옹ㆍ앤드루 로버츠 지음ㆍ한은경, 조행복 옮김ㆍ지식향연 발행ㆍ1,371쪽ㆍ4만 9,000원

나폴레옹ㆍ앤드루 로버츠 지음ㆍ한은경, 조행복 옮김ㆍ지식향연 발행ㆍ1,371쪽ㆍ4만 9,000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나뉜다. 전쟁의 광기에 수십만의 청년을 죽음으로 내몬 미치광이 전쟁광, 혹은 현대 프랑스의 건설자이자 위대한 계몽주의의 전파자.

나폴레옹에 대한 지지와 비판을 떠나 18, 19세기 유럽과 전 세계가 그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영국 킹스칼리지 전쟁연구학과 방문교수이자 역사 저널리스트인 앤드루 로버츠는 시대를 풍미한 역사 속 거인인 그의 인생을 책 ‘나폴레옹’에서 새롭게 써냈다.

나폴레옹은 코르시카 출신의 청년 장교였다. 무일푼으로 프랑스로 망명해 6년 만에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다. 군인 출신인 그는 말뿐인 정치인이나 법률가를 멸시했고, 군 체제의 계급제도, 법과 질서, 정신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나폴레옹식 통치’의 정신이기도 하다.

그는 노련한 군인이었다. 포병대의 가치를 알아보고 전술 핵심으로 만들었다. 기병과 보병의 전환을 능수능란하게 이끌었다. “장군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병사의 마음을 읽고 신뢰를 얻는 것”이라며 군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군대 지휘 방식을 통치 방식에도 적용했다. 법치주의, 평등주의, 능력주의를 ‘나폴레옹 법전’으로 공고화해 전 유럽에 전파했다.

나폴레옹은 신분제로 대변되는 유럽의 구체제 ‘앙시앙 레짐’을 해체하고 그 자리에 능력주의라는 새로운 질서를 채워 유럽을 뒤흔든다. 그 업적이 국가나 집단이 아닌 ‘개인’의 성취라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저자는 15개 나라 기록보관소 69곳을 직접 찾아 3만 3,000여 통의 편지를 분석하는 등 내밀한 이야기까지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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