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원비도, 산후조리비도 '이것'으로 10% 아껴요"

"자녀 학원비도, 산후조리비도 '이것'으로 10% 아껴요"

입력
2022.10.02 09: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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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랑상품권' 인기 고공행진
지난해 23.6조 판매... 1년 새 77%↑
매출 늘고 수수료 줄어 업장도 환영
내년도 국비 지원 '전액 삭감'이 변수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일은 서울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윤모(31)씨가 손꼽아 기다려 온 ‘결전의 날’이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컴퓨터 화면에 네이버 시계를 띄워 놓고 초조하게 휴대폰 화면만 들여다봤죠. ‘5, 4, 3…’ 속으로 초를 세던 윤씨는 11시 정각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을 새로고침한 뒤 재빨리 구매 버튼을 눌렀습니다.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결제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고물가에 치열해진 ‘상케팅’

전국 지역사랑상품권 판매 현황. 그래픽=강준구 기자

전국 지역사랑상품권 판매 현황. 그래픽=강준구 기자

유명 가수 콘서트 티켓팅이라도 열렸냐고요? 윤씨가 이토록 어렵게 손에 넣은 건 성북구에서 발행한 지역사랑상품권 70만 원어치였습니다. 미뤄둔 치과 충치 치료와 집 근처 헬스장 등록에 사용할 계획이래요. 할인율이 10%라 7만 원이나 아낄 수 있거든요. 이날 성북사랑상품권은 판매 시작 13분 만에 매진되면서 ‘고물가 시대’ 아이돌급 인기를 증명했답니다. ‘상케팅(상품권+티켓팅)’이라 부를 만하죠?

지역사랑상품권을 써보진 않았어도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지자체)나 기초자치구별로 발행하는 지역화폐의 일종이에요. 해당 행정구역 내 가맹점에서 쓸 수 있죠. 발행을 시작한 시점은 지역마다 다른데 2019년쯤 시작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 전국적으로 확대됐다고 합니다. 지난해 전국 230여 개 지자체의 지역사랑상품권 총 판매액은 23조6,000억 원. 13조3,000억 원이었던 2020년에 비해 77%나 늘었어요.

요즘은 종이 상품권보다 카드나 모바일앱 기반으로 사용하는 지역화폐가 대세입니다. 부산시 ‘동백전’, 인천시 ‘인천e음’, 광주시 ‘광주상생카드’ 등 이름도 다양하고요. 지역별로 다르긴 하지만 보통 액면가 대비 5~10% 할인된 가격에 상품권 구입 또는 금액 충전이 가능해요. 할인 대신 일정 비율을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는 지역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시민 입장에선 그만큼 돈 버는 셈인데요, 이런 혜택의 일부는 그간 중앙정부가 국비로 지원해 왔습니다.


앱으로 사고, 선물하기도 간편

서울페이플러스 앱에서 상품권 구입 및 사용하는 법. 왼쪽부터 ①'상품권구매' 탭을 누르고 ②원하는 자치구 상품권을 택한 뒤 ③연결계좌로 결제한다. ④이용할 땐 QR코드를 활용하면 된다. 서울페이플러스 앱 화면 캡처

서울페이플러스 앱에서 상품권 구입 및 사용하는 법. 왼쪽부터 ①'상품권구매' 탭을 누르고 ②원하는 자치구 상품권을 택한 뒤 ③연결계좌로 결제한다. ④이용할 땐 QR코드를 활용하면 된다. 서울페이플러스 앱 화면 캡처

사고 쓰는 과정이 귀찮을 것 같다며 막연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분도 있지만, ‘헤비 유저’들은 “시작이 어렵지 한 번 써보면 멈출 수 없다”고 입을 모아요.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건데 안 해보면 억울하죠.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같이 연습해볼까요?

서울사랑상품권은 서울페이플러스, 신한SOL, 티머니페이, 머니트리, 신한플레이 등 5개 앱에서 살 수 있어요. ①이 중 서울페이플러스 앱을 검색해 설치하고, 본인 인증을 거쳐 회원 가입을 했습니다. ②구매계좌 관리에 들어가 상품권 구매에 활용할 계좌를 등록하고, 잔고가 충분한지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③판매 중인 자치구별 상품권 중 원하는 상품을 골라 액수를 입력한 뒤 간편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구입 완료! ④사용할 땐 앱에서 QR코드나 바코드를 생성해 제시하면 돼요.

거주지에 관계없이 여러 상품권을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예를 들어 마포구에 살면서 중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두 지역의 상품권을 적절하게 구매해 집 앞에서 장 볼 때, 회사 근처에서 점심식사할 때 틈틈이 10% 할인 혜택을 챙길 수 있어요. 단, 구매 한도는 상품권 한 종류에 월 70만 원으로 제한됩니다. 보유 가능 한도는 각 200만 원씩이고요.

주변 지인과 선물로 주고받는 것도 가능해요. 자녀 학원비, 산후조리원 예약 등 목돈이 들어가는 소비 탓에 특정 지역 상품권만 70만 원 이상 필요한 경우, 친구와 가족을 동원해 넉넉히 구입한 뒤 선물 기능으로 취합하는 꼼수 아닌 꼼수도 흔하죠. 다른 지역 상품권과 맞교환은 기본이고요. 서울시는 자치구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광역 서울사랑상품권’도 새로 출시했는데 대신 할인율이 7%고, 구매 한도도 월 40만 원으로 다소 적어요.

"그래서 추가 발행은 언제?"... 일문일답

내가 원하는 상품권은 왜 죄다 품절인지, 잔뜩 사놓고 다 못 쓰면 어떻게 되는 건지 아직 궁금증이 한가득 남았다고요? 상품권 운영을 담당하는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과 홈페이지 안내사항을 문답식으로 정리해봤어요.

서울사랑상품권 주요 사용처. 그래픽=강준구 기자

서울사랑상품권 주요 사용처. 그래픽=강준구 기자

-유통된 상품권은 어디서 가장 많이 사용됐나요?

“2000년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소비된 자치구별 서울사랑상품권을 100으로 볼게요. 가장 많은 19.2%는 음식점과 카페 등 식음료 업장에서 소비됐어요. 그 다음 슈퍼나 과일가게 같은 식자재 유통업이 17.6% 정도고, 아이들 입시ㆍ교습학원에서도 14.2%나 활발하게 사용됐더라고요. 이외 병원 진료비, 산후조리원 등 보건ㆍ복지 관련 사용 비중도 12.6%로 상당했습니다.”

-그렇게 인기인가요?

“국비가 지원되는 자치구별 상품권은 보통 2, 3개 구를 제외하면 출시 이틀, 사흘 안에 완판됐어요. 서울시장 명의로 발행하는 광역 상품권도 7월에 두 차례 발행했는데 1시간 14분 만에 다 팔렸고요. 서울시내 가맹점도 28만 곳까지 늘었답니다.”

-상품권으로 계산하면 가게에서 싫어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특별히 세제 등 혜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신용카드 결제처럼 수수료가 나가지 않고 현금성 매출로 잡히기 때문에 업장에서도 반가워해요.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상품권 덕에 소비가 늘어나니 매출 증대 효과도 있습니다.”

-못 쓴 상품권은 환불받을 수 있나요?

“사용기한이 5년으로 넉넉하지만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면 구매 취소로 전액 환불받을 수 있어요. 선물받았거나 일부 사용했을 땐 60% 이상 소진한 경우에 한해 잔액 환불이 가능합니다. 만약 5만 원권을 샀다면 3만 원 이상 써야 환불 가능 조건이 충족돼요.”

-추석 대량 발행 때 타이밍을 놓쳐서 상품권을 못 샀어요

“서울시 차원에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확보한 1,000억 원을 활용해 12월 초쯤 전역에서 쓸 수 있는 광역상품권을 추가 발행할 계획입니다. 각 자치구별로도 추가 발행 수요가 있으면 수시로 물량을 더 풀 수 있어요.”

'전액 삭감'된 국비 예산, 국회서 부활할까

정부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예산. 그래픽=강준구 기자

정부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예산.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제 막 지역사랑상품권 혜택에 눈뜬 소비자 입장에선 아쉬운 소식도 있어요.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한 건데요. 당초 3년 한시 사업으로 국고 지원이 시행된 데다 최근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돼 추가 지원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의견입니다. 정책 효과가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지역사업이니 다시 온전히 지방정부 몫으로 돌려주겠다는 것이죠.

물론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예산이 되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주민들 수요와 만족도가 높은 사업이라 벌써부터 여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거든요.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이재명 당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트레이드마크’ 같은 정책이라 쉽게 물러설 수 없기도 합니다. 지난해에도 기획재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예산을 전년 대비 약 81% 삭감한 2,403억 원으로 편성했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거치며 2.5배 수준인 6,050억 원으로 확정했습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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