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둔화 지표 증가"... 내년 1%대 성장 전망 나와

입력
2022.11.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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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월 '경기 회복세 약화' 진단
11월 들어 '성장세 약화'로 수정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 성장세가 약화하고,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늘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고환율·고물가 충격으로 한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점차 짙어지는 모습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11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의 악화에 따라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9월과 10월 ‘경제 회복세 약화’ 진단을 했던 KDI는 이달 들어 아예 ‘성장세 약화’라는 표현을 썼다. 경기를 좀 더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10월 들어 5.7% 감소(전년 동월 대비)했다. 2020년 10월(-3.9%) 이후 2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특히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낙폭이 17.4%로 컸다. 수출 물량 자체도 줄었다. 9월 일평균 수출물량지수는 3.8%로 전월(5.6%)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그나마 성장세를 이끌던 소비마저 최근 들어선 쪼그라들었다.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8% 감소했고, 10월 소비자심리지수(88.8) 역시 9월(91.4)보다 하락했다. 5%대 고물가와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가 가계 주머니를 얼어붙게 만든 것이다. 생산도 마찬가지여서 9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8% 줄면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을 나타내는 재고율은 9월 123.4%로 전월(122.9%)보다 높아져 성장세를 갉아먹고 있다.

“주요 수출 품목을 중심으로 제조업의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한 KDI는 “향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내년엔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조동철 KDI 교수는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2023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한국은행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현재 2.1%에서 1%대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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