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덜덜 떨며 브리핑했던 그분?" 최성범 소방서장 입건에 논란 분분

입력
2022.11.08 07:29
수정
2022.11.0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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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새벽 최성범 용산소방서 서장이 취재진 앞에서 이태원 참사 현장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30일 새벽 최성범 용산소방서 서장이 취재진 앞에서 이태원 참사 현장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했다는 소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참사 당시 최 서장이 언론 브리핑을 하며 손을 덜덜 떨던 모습을 떠올린 누리꾼들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특수본은 사고 당일 119구조 대응이 적절치 못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지난 7일 특수본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및 류미진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상 총경),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입건 대상에는 최성범 용산소방서장도 포함됐다. 참사와 관련된 행정·치안·소방 책임자들에게 전부 잘못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들에겐 모두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공통적으로 적용됐다.

최성범 서장의 입건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상에선 특수본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오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도 '소방서장'이 주요 키워드로 올랐고 관련 글은 1만 개 이상 쏟아졌다. 대부분이 참사 당시 현장을 수습하던 최 서장의 모습을 언급하며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한 게시물이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이태원 참사, 너무 예상대로 돼서 정말 참담하다"며 "사람들이 이럴까 봐 더 서울소방재난본부 홈페이지 칭찬합시다에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게 감사 글을 올렸다"고 특수본을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소방관 최고 임무인 사람 살리기를 열심히 했다. 이분은 죄가 없다.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주장했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특수본은 최 서장이 참사 발생 당시 경찰과 공동대응 요청을 주고받고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용산소방서가 아닌 종로소방서 소속 구급차가 더 먼저 도착하는 등 현장 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이태원 119안전센터에 있었던 구급차는 이태원역 인근에서 발생한 머리 출혈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오후 10시 7분 센터를 떠나 참사 현장에 뒤늦게 도착했다. 특수본은 이를 포함해 119 신고에 대한 용산소방서 조치와 구조 활동이 적절했는지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서울 노원서장)은 "(최 서장도) 혐의가 있다"고 못 박았다.

특수본의 발표에 일부 누리꾼들은 "놀다 늦은 것도 아니고 머리 출혈 환자를 이송하다 늦은 건데 과실치사라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태원 참사 당시 최 서장은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펼치며 피해 상황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네 차례 진행했다. 당시 최 서장은 사망자가 늘어나자 "지금은 구호가 우선"이라며 현장에서 소란을 피우는 시민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이때 최 서장의 목소리는 비교적 침착했지만 마이크를 쥔 손은 덜덜 떨리는 장면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영상이 반복 보도되며 인터넷에는 '브리핑을 하면서 손 덜덜 떠는 용산소방서장'이라는 제목의 움짤(움직이는 사진)이 퍼졌다. 당시 누리꾼들은 영상을 공유하며 최 서장을 응원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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