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성과에도... 위기의 대한축구협회

16강 성과에도... 위기의 대한축구협회

입력
2022.12.08 17:00
수정
2022.12.08 17: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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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자회견을 하던 중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로 잔칫집이어야 할 대한축구협회 분위기가 싸늘하다. 손흥민 개인 트레이너가 협회를 겨냥한 듯한 비판 메시지를 온라인에 게재한 데 이어 대표팀과 동행을 마친 파울루 벤투 감독까지 협회에 일침을 가하면서 협회를 향한 축구팬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한 7일 인천국제공항 환영식에서 축구협회에 뼈있는 충고를 날렸다. 그는 “선수들은 최적의 몸 상태에서 뛰어야 한다. 발전 가능성도 충분하기에 선수단 지원에 대해 조언하고 싶다"면서 "경기장 안에서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밖에서도 마찬가지다”라며 선수들에 대한 협회의 지원 부족을 에둘러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아이슬란드 친선전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선수 혹사'에 대해 협회에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월드컵 직전까지도 일부 선수들이 대한축구협회 주관 FA컵, 한국프로축구연맹의 K리그 등 팍팍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는 것이다. 벤투 감독은 “K리그 플레이오프와 FA컵 결승전이 72시간 만에 치러졌다”며 “선수들 휴식 보다 중요한 게 돈, 스폰서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축구협회는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길 원하는 것 같다. 하지만 팀도 그렇고, 선수도 그렇고 올바른 방식으로 도울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발언은 대표팀의 붙박이 왼쪽 측면 수비수인 김진수(전북)의 컨디션 때문이다. 김진수는 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했으나, 부상으로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김진수는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을 앞두고도 부상 회복이 더뎌 벤투 감독을 가슴 졸이게 만들었다.

안덕수 대표팀 트레이너 SNS

손흥민의 개인 재활 트레이너로 이번 월드컵에 동행한 안덕수씨 역시 축구협회를 겨냥하는 듯한 비판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겼다. 그는 이번 대회 내내 손흥민과 같은 숙소에 머물며 손흥민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몸 상태까지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트레이너는 “(대표팀 숙소) 2701호에 많은 일이 있었다. 2701호가 왜 생겼는지를 기자님들 연락 주시면 상상을 초월한 상식 밖의 일들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 식구 챙기기 하지 말고, 이번 일로 반성하고 개선해야지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축구협회는 잇따른 구설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벤투 감독의 계약 연장에 대해서도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벤투 감독과 안덕수 트레이너의 비판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논란에 자칫 잘못 대응을 했다가는 심각한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병지 축구협회 부회장은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서 벤투 감독의 재계약 문제와 4년간 성과를 언급했다가 팬들로부터 업적을 폄하했다며 원성을 사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사실 잔치 분위기여야 하는데 조심스럽다”라면서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선수들을 상대로 그간 상황을 명확하게 확인해보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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