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전북대 총장 "대학이 보유한 기술로 경쟁력 있는 기업 키워야"

입력
2022.12.22 04:00
수정
2022.12.22 14:18

내년 1월 퇴임 앞두고 소회 밝혀
"혁신의 시간 만들었다고 자부"
4년 연속 국립대 만족도 1위 성과
학연교수제 도입해 주목받기도
"알찬 대학 만들고 지역과 동행"

김동원 전북대 총장이 21일 가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재임 기간(4년) 전북대를 알찬 대학으로 만들고 지역 사회와 따뜻한 동행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북대 제공

김동원 전북대 총장이 21일 가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재임 기간(4년) 전북대를 알찬 대학으로 만들고 지역 사회와 따뜻한 동행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북대 제공

“대학 조직은 오케스트라와 같습니다. 구성원을 배려하고, 창의적 영감을 불어넣을 명지휘자가 되겠습니다.”

4년 전 김동원 전북대 총장은 취임하면서 "분권과 공감, 융합을 기치로 ‘전북대학교’라는 오케스트라가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알찬 대학, 따뜻한 동행’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대학 운영 전반의 시스템과 제도를 개선하고 내실을 다져, 국가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지역과 함께 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후 4년 간 그의 실천력과 추진력은 돋보였다. 덕분에 재정난에 코로나19까지 겹친 악조건 속에서도 "전북대가 혁신의 시간을 만들어 왔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내년 1월 27일 임기 만료를 앞둔 김 총장은 21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4년의 시간, 알찬 대학을 만들고 지역 사회와 따뜻하게 동행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며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온 힘을 모아준 대학 구성원들과 성원을 보내주신 지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와 일본 홋카이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전북대 교수로 부임해 산학협력단장, 공과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1월 전북대 제18대 총장에 취임해 2021년 전북지역대학총장협의회장, 2022년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지난 4년 대학을 이끌어 온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지나온 4년을 자평하자면 ‘혁신의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알찬 대학을 만들기 위해 교육과 연구, 산학 협력, 인프라 구축 등에 힘을 쏟았고, 지역 사회를 위해서도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전북대가 꼭 해야 할 일들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라는 복병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학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헤쳐 나올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대학 30년 숙원이었던 약학대학을 유치한 일이나 거점 국립대 최고 수준의 국가 예산을 확보한 일 등 모두 소중한 결실이다. 그중 한 가지를 꼽으라면 재임 기간 한국표준협회가 평가한 재학생들 대학 만족도에서 4년 연속 거점 국립대 1위를 기록한 것을 들고 싶다. 한국표준협회는 KS마크를 인증해주는 기관으로, 그 평가에 대한 공신력이 매우 높다. 그만큼 전북대의 교육 서비스가 타 대학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생들 만족도가 가장 높은 대학, 이보다 더 좋은 평가가 어디 있겠나."

-학생 만족도의 요체는 교육의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어떤 혁신이 있었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문 계열 간 교차 교양교육, 융합 연계 전공 개설, 사회 수요 맞춤형 교과목 도입 등 교육 과정을 대폭 개편했다. 국가 혁신 성장을 선도하는 신산업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공간정보 인공지능(AI)과 미래자동차공학 연계 전공을 신설했고, 첨단 분야 중심의 인력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학점 단위 단기 집중 역량 개발 교육 과정인 ‘마이크로디그리’도 도입했다. 전공 분야에서도 학과별 세부 전공 트랙을 통해 대학원 진학 과정, 산업체 맞춤형 과정, 취업 실무형 교육 과정 등을 마련했다."

-2020년 거점 국립대학 간 학사 교류를 제안해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이전에도 시행은 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교육 보편화로 필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대학들은 이미 다양한 학사 교류로 학생들의 이동을 증가시키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공유와 협력을 통한 대학 교육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도 했다. 학령 인구 급감으로 큰 위기에 처해 있는 대학 사회, 특히 지역의 대학들에게 가장 잘 부합하는 제도다. 그래서 학사구조가 비슷한 거점 국립대부터 교류를 제안하게 된 것이다."

-학사교류와 함께 국립대 최초로 도입한 ‘학연교수제’도 새 교육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학연교수제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책연구소와 대학 간 공동 연구 및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다. 2020년 11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학연교수제 운영 협약을 통해 전북대 5명, KIST 5명의 연구진을 학연교수로 임명했다. 별도의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매년 학생을 추가 선발해 학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능성 복합 소재와 탄소 융합 소재, 구조용 복합 소재 등에 대한 공동 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역 전략 산업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연구 성과와 우수 인력 육성도 기대된다."

-취임 당시 대학이 지역 발전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대학만이 아닌 지역의 기업과 연구 기관, 자치단체가 연대를 통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공유와 개방을 기본으로 하는 ‘플랫폼’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대학의 연구 성과가 대학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 산업이 발전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애플, 메타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처음엔 대학에서 시작했다. 우리도 지역에 그런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창업을 하고, 육성·보육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키워야 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우리 대학이 보유한 수소 탱크 원천 기술을 활용한 기업이 월드클래스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있다. 이제 지역 혁신 플랫폼 사업이 시작되면, 대학의 플랫폼 기능은 더욱 강화되고 확대될 것이다."

-10개 국가 거점 국립대총장협의회장 임기도 이달 말 마친다.

"거점 국립대는 국가 균형 발전을 이끌 의무가 있다. 학령 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나타난 지역과 지방 대학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지속 가능한 고등교육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공론의 장에서 많은 분들과 머리를 맞댔다. 거점대학들의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의제를 모아 정부에 적극 제안했고, 대학 정책의 변화 등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임기를 마치지만 이러한 공유와 연대의 움직임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 가장 큰 성과인 것 같다. 특히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노력한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 도입이 큰 결실을 맺게 돼 향후 고등 교육 개혁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확신한다."


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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