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 보수주의자'들의 연대

입력
2022.12.16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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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티 파티'의 탄생

2010년 미국 정부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티 파티 지지자들의 워싱턴 D.C. 의사당 항의 집회. AP 연합뉴스

2010년 미국 정부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티 파티 지지자들의 워싱턴 D.C. 의사당 항의 집회. AP 연합뉴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 위기 타개책으로 부시 행정부는 2008년 9월 보험그룹 AIG에 대한 850억 달러 지원 등 금융사와 기업에 대한 대규모 구제금융을 단행했다. 직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정한 ‘민간 기업 구제금융 반대’ 정강과 어긋나는 거였지만, 연말 대선을 앞둔 시기였다. 공화당은 선거에서도 패했다.

2009년 2월 19일 CNBC 비즈니스뉴스 기자 릭 산텔리(Rick Santelli)가 시카고 선물거래소(CME) 현장 리포트 도중 갓 출범한 오바마 정부의 주택금융시장 구제정책을 비판하며 “정부가 부실 투자자들까지 구제하는 것은 나쁜 행동을 조장하는 정책”이라고 비난했고, 당시 근무 중이던 거래소 직원들이 그의 말에 박수까지 치며 “패배자를 돕지 말라”고 외쳤다. 산텔리의 주장에 동조해 ‘큰 정부(증세-복지)’를 비판하는 시위가 40여 개 도시에서 잇따라 이어졌고, 4월 15일 ‘납세자의 날’ 행사에는 전국적으로 30여 만 명이 몰려 정부를 성토했다. 조직도 규약도 회원 명부도 없는, 운동(movement) 같은 보수 유권자 집단 ‘티 파티(Tea Party)’가 그렇게 탄생했다.

티파티는 1773년 12월 16일 ‘보스턴 차 사건’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일군의 식민지 주민들이 영국의회의 차 무역 독점과 중과세에 반발, 선박 세 척에 실린 차 342상자를 바다에 집어 던진 사건. 당시 리더 새뮤얼 애덤스와 지하단체 ‘자유의 아들들(Sons of Liberty)’이 자신들을 ‘티 파티’라 불렀다.

티 파티는 이름처럼 증세 반대-재정지출 최소화를 기치로 뭉친 ‘재정적 보수주의’ 운동(집단)이어서, 젠더-인종차별과 임신중지 등 사회적 의제에 대한 전통적 보수주의자들과 구분된다. 2011년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그들은 티파티에 동조하지 않는 공화당 지지자들과 달리, 국방과 전역군인 지원을 제외한 교육, 농업, 의료보험, 사회보장 등 거의 모든 항목의 재정지출 확대에 표나게 반대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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