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대게살, 뜨끈한 곰칫국... 동해의 맛은 겨울이 딱!

달콤한 대게살, 뜨끈한 곰칫국... 동해의 맛은 겨울이 딱!

입력
2022.12.13 17:00
수정
2022.12.13 17:0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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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곰치 문어 방어... 울진의 겨울 먹거리

울진 후포항의 대게 위판장 풍경. 지난달 대게 금어기가 끝나 본격적으로 출하하기 시작했다.

울진 후포항의 대게 위판장 풍경. 지난달 대게 금어기가 끝나 본격적으로 출하하기 시작했다.

통상 오곡백과 무르익는 가을에 먹거리가 넘치지만, 동해 바닷가 해산물은 겨울이 제철이다. 경북 울진도 마찬가지인데, 맨 앞자리에 대게가 있다.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랐다는 울진대게는 찬 바람이 불어야 속이 찬다.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제철인데, 금어기가 끝난 지금부터 설이 가까울수록 살이 통통하게 오른다.

평해읍 거일리는 대게 원조마을이라 자랑한다. 동국여지승람과 대동지지에는 고려시대부터 대게가 울진의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고 전한다. 평해로 귀양 온 조선 선조 때의 문신 이산해(1539~1609)도 대게가 많이 나는 곳이라 해서 '해포(蟹浦)'라는 지명을 지어줬다고 한다.

울진대게의 진짜 고향은 후포항에서 동쪽으로 23㎞ 떨어진 왕돌초 일대 바닷속이다. 맞잠, 중간잠, 셋잠 등 3개 봉우리로 이루어진 수중암초로 넓이가 동서 21㎞, 남북 54㎞에 달한다고 한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해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도 알려졌다.

대게 중에서도 최상품을 박달대게라 부른다. 박달나무처럼 단단하게 살이 차고 맛과 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배 한 척이 하루 2, 3마리만 낚을 정도로 귀한 몸이다.

통상 홍게로 불리는 붉은대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대게와 섞어 먹는다.

통상 홍게로 불리는 붉은대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대게와 섞어 먹는다.


대게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대게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대게는 껍데기만 빼고 모두 먹는다. 보통 찜통에 10~15분 정도 쪄서 하얀 속살을 발라 먹고, 게딱지에 게장과 따끈한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별미다. 요즈음 울진 남쪽의 후포항, 북쪽의 죽변항 횟집마다 대게 찌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대게의 이웃사촌으로 붉은대게가 있다. 흔히 홍게라 부르는데, 대게보다 껍데기가 단단하고 짠맛이 강해 상대적으로 값이 싼 편이다. 대게 한 마리에 붉은대게 2, 3마리를 주문하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찬 바람 불면 곰칫국이 제격이다. 시고 칼칼한 김치를 송송 썰고, 흐물흐물한 곰치 살을 텀벙텀벙 잘라 함께 끓여낸다. 뜨끈한 국물과 부드럽고 뽀얀 생선살이 시린 속을 따스하게 어루만진다. 곰칫국은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업에 나선 뱃사람들의 든든한 한 끼이자 속풀이 해장국이었다. 정약전도 ‘자산어보’에서 곰치를 일러 ‘살이 아주 연하고 맛이 싱거우며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평했다.

뽀얀 속살에 시원하면서도 뜨끈한 곰칫국. 울진 죽변항에 곰칫국 식당이 많다.

뽀얀 속살에 시원하면서도 뜨끈한 곰칫국. 울진 죽변항에 곰칫국 식당이 많다.


울진 죽변항 식당 수족관의 곰치. 한때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물고기였다.

울진 죽변항 식당 수족관의 곰치. 한때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물고기였다.

울진에서 곰치가 많이 잡히는 이유는 붉은대게를 잡는 도중 부산물로 걸리기 때문이다. '꼼치'가 표준어지만 곰치, 물텀벙, 물곰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한때는 어민들 사이에서 못생기고 재수 없는 물고기로 외면받았는데, 언젠가부터 맛이 괜찮다고 소문이 나면서 이제 대접받는 물고기 반열에 올랐다.

곰치는 너무 오래 익히면 살점이 부서지기 때문에 살짝 데친다는 기분으로 5분 정도 끓인다고 한다. 그래서 보통 주문과 동시에 바로 조리해 나온다. 곰칫국은 죽변항의 여러 식당에서 겨울철 주요 메뉴로 취급한다.

울진의 또 다른 명물로 문어를 빼놓을 수 없다. 민망한 외모와 달리 '글 생선(文漁)'이라 불려 경상도에서는 제사상과 잔칫상에 빠지지 않는 귀한 어종이다. 문어는 설 무렵이 제철이다. 보통 뜨거운 물에 데쳐 초장이나 기름소금에 찍어 먹는데, 물컹거리는 속살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울진의 문어숙회. 구산항에서 많이 나는 문어는 영주 안동 등 경북 북부 지역의 경조사 음식용으로 팔린다.

울진의 문어숙회. 구산항에서 많이 나는 문어는 영주 안동 등 경북 북부 지역의 경조사 음식용으로 팔린다.

울진 앞바다에는 갯바위에서 참문어가 많이 잡힌다. 기성면 구산항은 문어 위판장으로 유명하다. 철에 따라 거래되는 물고기가 다르지만, 문어는 1년 내내 빠지지 않는다. 항구에서 5~10분 거리의 근해에서 잡는데, 사시사철 신선한 문어를 살 수 있어 매일 새벽 어민과 중매인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울진의 겨울 별미를 풍성하게 맛볼 수 있는 '죽변항수산물축제'가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축제 기간 동안 수산물 및 건어물 장터와 함께 활어 맨손잡기와 시식, 즉석 경매 등의 행사가 열린다. 겨울철 또 다른 별미인 대방어 해체쇼도 볼거리다.

방어는 겨울철을 대표하는 별미다. 울진 후포 '왕돌회수산'의 방어회.

방어는 겨울철을 대표하는 별미다. 울진 후포 '왕돌회수산'의 방어회.


2019년 열린 죽변항수산물축제에서 선보인 대방어 해체쇼. 울진군청 제공

2019년 열린 죽변항수산물축제에서 선보인 대방어 해체쇼. 울진군청 제공


짙고 푸른 겨울 바다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짙고 푸른 겨울 바다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죽변항은 지난해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이 개장한 후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죽변항 북측 해변을 따라 약 2㎞ 왕복한다. 하트해변,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 죽변등대와 함께 가장 가까이서 푸른 동해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울진=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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