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움켜쥔 기업... 11월 외화예금 '역대 최대'

입력
2022.12.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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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달러예금 중심 97.4억 달러↑
"고금리에 기업 외화예금 수요 늘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외화예금이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로 늘었다. 금리가 오르자 달러화를 은행에 예치해 돈을 조금이라도 더 불리려는 기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거주자외화예금은 1,073억9,000만 달러(약 138조3,000억 원)로 한 달 만에 97억4,000만 달러가 늘었다. 잔액과 증가폭 모두 2012년 6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후 최대치다. 내국인, 국내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기업의 외화예금까지 포함한 값이다.

외화예금의 총량을 끌어올린 것은 87억2,000만 달러 증가한 미국 달러화예금(935억2,000만 달러)이었다. 달러화예금 잔액도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중 기업의 달러화예금(808억8,000만 달러)은 85억7,000만 달러 늘어 증가폭의 98%를 차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수출입 결제대금을 일시 예치하는 것 외에도, 고금리를 노리고 외화를 정기예금처럼 맡기려는 수요가 지난달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달러화예금 금리는 6개월물이 연 5%, 3개월물이 연 4.5% 정도다. 외화예금은 통상 원화예금에 비해 만기가 짧다.

유로화, 엔화, 위안화 예금 잔액도 지난달 대비 각각 4억 달러, 3.7억 달러, 3.2억 달러 증가했다. 개인 외화예금은 3억 달러 증가한 145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달러 가치가 오르자 시세 차익을 노리고 달러를 파는 사람이 늘면서 개인 외화예금은 8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이후 증가 추세다. 환율이 1,300원대로 떨어지면서 달러 모으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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