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집 사려면 월급 한푼 안 쓰고 14년 모아야"

입력
2022.12.21 14:41
수정
2022.12.21 14:4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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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2021년 주거실태조사 결과 발표
수도권은 10.1년 걸려...역대 최고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바라본 고급 주택단지의 모습. 뉴스1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바라본 고급 주택단지의 모습. 뉴스1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에 있는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년간 모아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집값 급등 여파로 집을 살 수 있는 기간이 1년 전보다 2년 미뤄졌다.

국토교통부는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1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지난해 자가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는 전국 기준 6.7배(중위수)로 전년 5.5배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PIR는 월급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5배 중반 수준을 유지하던 PIR가 지난해 크게 뛴 것이다. 그만큼 집값 상승이 가팔랐다는 의미다.

수도권 PIR는 전년 8.0배에서 10.1배로 뛰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PIR는 2020년 12.5배에서 14.1배로 뛰었다. 데이터의 중간값인 중위수 기준이 아닌 평균으로 따져보면 작년 서울 PIR는 15.4배까지 높아진다. PIR가 서울 다음으로 높은 지역은 세종(10.8배)과 경기(9.9배)였다.

반면 임차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Rent Income Ratio)은 소폭 감소했다. 전국 기준 RIR는 15.7%(중위수 기준)로 전년(16.6%)보다 줄었다. 수도권 RIR 역시 18.6%에서 17.8%로 감소했다. 다만 서울의 RIR는 2020년 21.3%에서 지난해 21.6%로 증가했다. 월 소득 중 21.6%를 임대료로 쓴다는 뜻이다. 전국에서 자가를 보유한 가구(자가보유율)는 60.6%로 전년(60.6%)과 같은 수준이었다.

전체 가구 중 연령이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인 청년가구의 주거수준이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가구의 81%는 임차로 거주하고 있으며, 청년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7.9%로 일반가구(4.5%)보다 높았다. 이들은 가장 필요한 주거지원 정책으로 전세자금 대출지원(38.1%)과 주택 구입자금 대출지원(23.8%)을 꼽았다. 신혼부부 가구의 43.9%가 자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신혼가구 대부분은 아파트(72.5%)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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