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혐오' 파리 총격 용의자 기소…수백 명 침묵 시위

'외국인 혐오' 파리 총격 용의자 기소…수백 명 침묵 시위

입력
2022.12.2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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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강도 사건 후 외국인 혐오"
튀르키예-프랑스 외교 갈등으로 번져

지난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대가 앞서 23일과 2013년, 총격으로 사망한 6명의 피해자들의 사진을 들고 추모 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23일 총격 사건 용의자가 기소됐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쿠르드족을 포함한 수백 명은 범행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침묵 시위를 벌였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파리 시내에서 쿠르드족 3명을 살해한 용의자가 이날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용의자 윌리암 M.은 69세의 백인 남성으로 앞서 23일 파리 10구 쿠르드 문화센터와 주변 식당, 미용실 등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외국인 혐오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 검찰은 전날 성명에서 "용의자는 2016년 자신의 집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 이후 병적으로 외국인을 혐오했다"며 그가 외국인이나 이주민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인종차별주의자를 자처하고 "쿠르드족을 목표로 공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용의자가 극단주의 단체와 관련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쿠르드족을 포함한 수백 명의 시위대는 이날 사건 현장에서부터 2013년 쿠르드 여성 활동가 3명이 총격으로 사망한 장소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쿠르드어로 "우리의 순교자는 죽지 않는다"고 외치며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이틀 전 경찰과 충돌하며 과격해졌던 시위와는 달리 차분하게 마무리됐다.

이번 사건은 프랑스와 튀르키예(터키)의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튀르키예 외교 소식통은 "총격 사건과 관련해 튀르키예 비판 선동이 퍼지고 있는데 프랑스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며 튀르키예가 프랑스 대사를 초치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최근 일부 시위대는 튀르키예와 이번 사건의 연관성을 주장하며, 튀르키예를 규탄하는 팻말과 쿠르드노동자당(PKK)의 깃발을 동원하고 있다. 쿠르드노동자당은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로 튀르키예가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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