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던 40대 여성에 날아차기 중학생들 구속영장 신청

입력
2022.12.28 12:30
수정
2022.12.2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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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마무리, 곧 구속영장 신청"
범행 당일 가게 절도 확인...혐의 추가
폭행 장면 촬영해 SNS 올렸다가 덜미

대구서부경찰서 입구. 대구=김정혜 기자

대구서부경찰서 입구. 대구=김정혜 기자

경찰이 대구의 한 골목길에서 새벽시간 길 가던 4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고 동영상까지 촬영해 유포한 중학생 3명을 공동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또 가해 학생들이 인근 가게에서 물건을 훔친 사실을 확인하고 절도 혐의를 추가했다.

28일 대구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길 가던 40대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중학생 3명이 당일 인근 가게에서 물건 일부만 계산하고 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매장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들의 범행을 파악하고, 절도 혐의를 추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18일 새벽 4시 30분쯤 대구 서구 내당동의 공원과 골목길에서 중학생 A(15)군과 B(16)군이 40대 여성을 폭행했다. A군 등은 공원에서 이 여성이 자신들에게 잔소리를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해 시비를 걸었고, 뒤를 따라가며 골목길에서 무차별 폭행하기 시작했다.

A군과 B군이 때리는 동안 함께 있던 C(15)양은 휴대폰으로 폭행 장면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피해자를 비웃으며 맞는 모습을 촬영한 C양은 당초 남학생으로 알려졌으나 여학생으로 확인됐다.

C양이 올린 영상을 보면, 가해 중학생들은 ‘킥킥’ 하는 웃음 소리와 함께 피해 여성에게 신발을 던진 뒤 태권도를 하듯 발로 찼다. 여성은 바닥에 고꾸라졌고 일어나 휴대폰으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자, 이번에는 머리를 발로 가격했다. 여성이 등을 돌리면, 달려와 날아차기를 하고 여성이 다시 일어서려고 할 때는 발로 걷어찼다.

피해 여성은 112신고로 폭행 사실을 알렸지만, 경찰이 출동했을 때 A군 등은 이미 현장을 떠나고 없었다. 그러나 가해 학생이 폭행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직접 SNS에 올리면서 범행사실과 신원이 확인돼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 여성은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A군 등 3명은 서로 다른 중학교에 재학 중이지만, 새벽 시간에 자주 어울려 다니며 소란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절도 사실이 확인돼 혐의를 추가했다”면서 “3명 모두 촉법소년 나이를 넘어 형사처벌 가능하며, 공동폭행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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