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광’ 푸틴 탓에… 러시아 신흥재벌 자산, 날마다 4,000억 원 ‘증발’

입력
2022.12.3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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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전 구단주 아브라모비치 자산 15조 원 감소
올리가르히 24명, 올해 자산 감소 총액 120조 원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전 구단주이자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전 구단주이자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서방 국가들이 엄격한 제재를 부과하면서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들이 올 한 해 동안 약 950억 달러(약 120조 원)에 달하는 자산 손실을 입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날마다 3억3,300만 달러(약 4,168억 원)가 증발했다는 뜻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분석해 “올해 순자산이 가장 많이 감소한 올리가르히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전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였다”고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개전 이후 순자산 57%에 해당하는 120억 달러(약 15조1,560억 원)를 잃어 현재 총 자산 78억 달러(약 9조8,500억 원)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영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올리가르히 중 한 명이다.

푸틴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이자 러시아 최대 부호로 알려진 겐나니 팀첸코 볼가그룹 회장의 자산은 전쟁 이전보다 48%(107억 달러ㆍ약 13조5,100억 원) 감소한 118억 달러(약 14조9,000억 원)로 추산됐고, 술레이만 케리모프 러시아 상원의원의 자산도 41%(62억 달러ㆍ약 7조8,300억 원)가 줄어들어 90억 달러(약 11조3,600억 원)로 떨어졌다. 가디언은 러시아 부호 24명이 올해 손실한 순자산을 합하면 총 950억 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하루 평균 3억3,000만 달러 규모다.

러시아 2위 부자로 이른바 '니켈왕'이라 불리는 블라디미르 포타닌 노르니켈 최대 주주.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 2위 부자로 이른바 '니켈왕'이라 불리는 블라디미르 포타닌 노르니켈 최대 주주.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올리가르히들을 대거 제재했다. 소련 해체 뒤 정권유착을 통해 부를 쌓고 산업계 거물로 성장한 올리가르히들은 대부분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거나 후원자다. 서방은 이들이 해외에 빼돌린 자산을 동결하고 사업이나 휴양을 위한 유럽 입국을 금지하면 러시아 엘리트들 사이에서 푸틴 대통령 지지 여론이 흔들릴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달 영국 금융제재이행국(OFSI)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올해 제재를 부과한 러시아인은 기업가와 정치인을 비롯해 총 1,271명에 달한다. 그중에는 세계 최대 니켈 광산업체인 노르니켈 최대 주주로 이른바 ‘니켈왕’이라 불리는 러시아 2위 부호 블라디미르 포타닌도 포함됐다. 영국에 동결된 러시아 관련 자산은 184억 파운드(약 28조1,100억 원)로 집계됐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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