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상민 사퇴해야" vs 與 "탄핵 증거수집용 청문회 우려"

입력
2023.01.06 19:30
4면
구독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2차 청문회
이상민 "주어진 위치서 최선" 사퇴 선 긋기
'유족 명단 못 받았다' 李 발언 위증 논란도
"영악하지 못했다" 박희영 발언에 여야 질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재차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적·정무적 책임을 거론하며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으나, 이 장관은 유족에게 사과하면서도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퇴에는 선을 그었다. 서울시가 행안부에 3차례 제공했다는 '유가족 명단'을 두고도 위증 공방을 벌였다.

野, 이상민에게 "거기 앉아 있는 게 헌법 위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타깃은 이 장관이었다. 천준호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죽음 앞에 겸허히 머리 숙이고 사퇴하기를 바란다"며 "사퇴 요구는 정쟁수단이 아니라 안전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호소"라고 했다. 조응천 의원은 "헌법 87조를 보면 국무위원은 국정에 관해 대통령을 보좌한다고 돼 있다. 보좌한다는 것은 권한 행사를 하고 권한에 따른 책임도 진다는 의미"라며 "지금 거기 앉아 있는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정무적 책임뿐 아니라 법적 책임도 있다는 취지다.

이 장관은 "정부를 대표해, 또 개인적인 자격을 포함해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현재 제게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이에 천 의원은 "사퇴할 수 없다는 증인의 생각은 본인의 생각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인가"라고 따졌다. 윤 대통령은 언론과의 신년인터뷰에서 이 장관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을 것을 시사한 데 이어, 지난 5일 국무회에서도 "당분간 개각은 없다"며 이 장관의 유임에 힘을 실었다.

이 장관의 답변에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 장관이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다면 국회가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철(오른쪽)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가 정회된 후 이만희 국민의힘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에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이종철(오른쪽)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가 정회된 후 이만희 국민의힘 행정안전위원회 간사,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에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이 장관 엄호에 나섰다. 이만희 의원은 "지나치게 사퇴를 강요하고, 증인의 발언에 대해 위증이라고 단정하고, 탄핵까지 언급하신다면 과연 청문회가 뭘 위해서 하는 청문회냐"고 반발했다. 전주혜 의원은 "청문회가 진상 규명보다 이 장관을 탄핵시키기 위한 증거 수집 차원에서 열리는 것 아닌지 우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가세했다.

'유가족 명단' 논란에... 이상민 "받은 건 사망자 파일"

행안부의 유가족 명단 확보 여부를 두고도 충돌했다. 이 장관은 지난달 27일 1차 기관보고 증인으로 나와 "서울시로부터 유가족 명단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 반면, 서울시는 이틀 뒤인 2차 기관보고에서 "유족 연락처가 있는 사망자 현황 자료를 세 차례 행안부에 공유했다"고 답해 '위증 논란'이 제기됐다.

이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서울시로부터 세 차례 받은 것은 사망자 현황 파일"이라며 "마지막 엑셀 파일에 유가족 132명 중 65명 정도 기재돼 있는 불완전한 정보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실 행안부에서 유가족 명단을 가지고 있을 이유는 없다"며 "저희한테 중요한 것은 사망자 명단이다. 사망자 명단을 가지고 장례비라든가 구호 지원을 하는 것이고 유가족 명단이 필요하게 된 건 지난해 11월 30일 행안부 지원단이 발족하면서부터"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에 책임을 돌렸던 것에 대해선 "(행안부 실무진이) '개인정보 문제 때문에 연락처 확보하는 데 지장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서울시에서 안 주기 때문이라고 오해했다"고 해명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박희영, 휴대폰 바꿔 놓고 "영악하지 못해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참사 당일 첫 보고 후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는 거짓 보도자료를 냈다고 지적하자, 박 구청장은 "실무진 실수"라고 답했다. 이를 지켜보던 민주당 소속 우상호 특위 위원장은 "회의를 안 했는데 했다고 보도자료를 내는 게 실수란 말인가"라며 "책임자가 저렇게 태연하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참사의 일차적인 책임은 제대로 업무를 못한 용산경찰서와 용산구청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박 구청장을 겨냥했다.

박 구청장이 참사 직후 휴대폰을 교체한 것과 관련해 "제가 영악하지 못해서"라고 한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본인이 영악했더라면 휴대폰을 바꾸지 않아 증거인멸 의심을 받지 않았을 것이란 취지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박 구청장이 지인을 통해 "저는 국민정서법으로 구속이 됐다고 생각한다"라는 내용을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조특위 연장안 본회의 통과... 17일까지

한편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 활동기간 연장안은 재석 215명 중 찬성 205명 반대 2명 기권 8명으로 가결됐다. 이에 국조특위 활동 기간은 이달 17일까지로 열흘 늘었다.

손영하 기자
우태경 기자
김린아 인턴기자
임지선 인턴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