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 남성 2명 또 사형... 사형 집행 한 달 새 4명째

입력
2023.01.0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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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형 한 달 만에 추가 집행
국제사회 "처형 중단" 촉구에도
시위 진압 악명 높은 경찰 수장 임명

지난달 이란 카라지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모하마드 메히디 카라미(왼쪽 사진)와 세예드 모하마드 호세이니. AFP 연합뉴스

지난달 이란 카라지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모하마드 메히디 카라미(왼쪽 사진)와 세예드 모하마드 호세이니. AFP 연합뉴스

이란 정부가 반정부 히잡 시위 참가자 2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지난달 2명을 사형에 처한 데 이어 약 한 달 만에 추가 처형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반정부 시위에 참가해 처형된 이들은 4명으로 늘었다. 국제사회의 강력 규탄에도 경찰 수장을 강경파로 교체하는 등 시위대 탄압 강도를 높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가 사형 선고를 받은 모하마드 메흐디 카라미(22)와 세예드 모하마드 호세이니(39)에 대한 사형이 이날 집행됐다. 카라미는 가라테 선수였고, 호세이니는 교육 봉사자였다.

이란 사법부는 "두 사람이 지난해 11월 테헤란 인근 시위에 참여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산하 바시지 민병대원을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이 비공개로 급하게 진행된 탓에 혐의가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변호인들은 "카라미와 호세이니는 처형 전 감옥에서 잔혹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보안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2명에 대해서도 지난달 8일과 12일 사형을 집행했다. 12일 처형된 마지드레자 라나바드(23)는 건설용 크레인에 목을 매달아 공개 교수형에 처했다.

국제사회는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강제 자백에 의한 불공정한 재판과 처형을 강력 규탄한다"며 모든 사형 집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로버트 말리 미국 대이란 특사도 트위터에 "말도 안 되는 재판에 두 젊은 이란인이 처형당했다"며 "국제사회가 이란 지도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은 귀를 막았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새 경찰 수장에 아흐메드 레자 라단 경찰전략연구소장을 임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단은 2009년 경찰청 차장 재임 시절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해 악명을 떨친 인물로, 이듬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에 이란의 반정부 시위 진압 강도가 더 세질 가능성이 커졌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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