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종사자 늘어난 용주골... 파주시, 폐쇄 카드 꺼냈다

입력
2023.01.12 12:15
수정
2023.01.12 13:5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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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 종사자 유입에 재개발 지지부진
3년 사이 20개 업소 종사자 50여 명 늘어
파주시, 연초부터 TF 가동 "연내 폐쇄" 목표

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경기 파주 용주골 일대. 파주시 제공

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경기 파주 용주골 일대. 파주시 제공

경기 파주시가 경기 북부지역 최대 성매매 집결지인 파주 용주골을 올해 안에 폐쇄키로 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2004년 말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수원역 등 전국 주요 성매매 집결지가 잇따라 폐쇄돼 종사자들이 파주로 유입되자 특단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12일 파주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초 성매매집결지정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TF는 파주경찰서와 협력해 용주골 일대 성매매 업소를 대상으로 고강도 단속을 펼쳐 연내 완전 폐쇄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과 성매매 방지 특별법 위반 단속을, 파주시는 불법 용도변경이나 근린생활시설 내 불법 영업 등 건축법 위반 사항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행정대집행도 불사할 예정이다.

6·25전쟁 이후 미군기지 주둔으로 형성된 용주골은 한때 220여 곳의 성매매업소와 유흥업소들이 집결한 국내 최대 집창촌이었다.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업소와 종사자가 크게 줄어 2019년에는 50개 업소에 100여 명의 종사자가 있었지만, 최근 다른 지역 종사자들이 유입되면서 70개 업소에 150여 명까지 규모가 늘었다.

용주골 일대 19만㎡ 부지는 2015년 8월 재개발구역(파주 1~3)으로 지정됐고, 2017년에는 재개발조합까지 결성돼 자연스럽게 철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성매매 업소들이 확산해가고 있다. 파주시 입장에선 재개발 사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매매 업소가 소멸되기만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전국의 폐쇄된 성매매 집결지 종사자들이 용주골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대대적 단속과 함께 업소 종사자의 자립을 돕는 지원책 등 '투트랙' 전략으로 성매매 업소가 발붙이지 못하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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