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이자에 치인다... 17개월새 연 198만 원 '쑥'

입력
2023.01.13 16:45
수정
2023.01.13 17: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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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이후 가계 이자 40조↑
대출 부실·소비 위축 우려도 커져
당국 압박에 실제 인상폭 제한될 수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최근 1년 5개월 동안 가계대출 이자 부담이 40조 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에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차주들의 빚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뛸 때마다 전체 가계의 이자 부담은 3조3,000억 원 가량 증가한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같은 폭으로 오른다는 가정 하에 지난해 2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1,757조1,000억 원)과 은행·비은행 변동금리 대출 비중 추정치(74.2%)를 대입해 산출한 결과다.

다시 말해 2021년 8월부터 이날까지 기준금리가 3%포인트(0.25%포인트×12) 인상되는 동안 가계 이자 부담은 산술적으로 39조6,000억 원(3조3,000억 원×12) 늘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대출자 수가 2,000만 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1인당 연이자 부담 증가액은 198만 원 정도다. 다만 실제 대출자들이 체감하는 빚 부담은 은행 가산금리 조정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무리하게 빚을 낸 대출자들의 부실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한은 역시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시장금리 상승으로 기업 및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특히 취약 가계ㆍ자영업자, 한계기업 등의 부실 위험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소비 위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포인트 오르면 가계 소비는 평균 0.37% 감소한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일각에선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 대출금리에 바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리 산정ㆍ운영 실태 점검에 나선 이후로는 대출금리까지 줄줄이 낮추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이날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78~7.41%로, 나흘 전 연 4.93~8.11%보다 상ㆍ하단이 모두 내려왔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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