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 주장보다 대학 쇄신 노력이 먼저다

등록금 인상 주장보다 대학 쇄신 노력이 먼저다

입력
2023.01.16 04:30
27면

전국대학생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해 6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전국대학생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해 6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재정위기 타개를 위해 14년째 묶여 있는 등록금 자율화를 요구하는 대학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타이밍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말 당정 간담회에서 이르면 2024년부터 등록금 규제를 완화한다는 계획이 논의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학부 등록금 인상이 억제되자 대학들은 대학원과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 인상 등 우회로를 찾고 있다. 서강대, 성균관대 등은 올해 대학원 등록금을 2~4% 올렸다. 교수노조가 임금을 올려달라며 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내는 경우도 증가했다. 2021년 기준 1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6건으로 늘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지난해 실질 등록금은 2008년보다 23.2%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적지 않은 대학들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의 재정난을 등록금 인상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떠넘기려는 대학들의 요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내 사립대 등록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7위, 국공립대는 8위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등록금 자율화 요구에 앞서 대학들은 재정의 과도한 등록금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먼저다. 2020년 결산 기준 사립대(일반대)는 재정의 54%를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지만 재단 전입금은 8%밖에 안 된다. 사립대 회계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2019~2021년 교육부의 대학 감사에서 교비회계 지적사항은 428건이나 됐다. 대학들의 회계 투명화와 자구 노력이 전제돼야 등록금 자율화 주장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

대학 재정난은 근본적으로 공적 재원 투입으로 푸는 것이 순리다. 우리나라 고등교육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0% 수준이다. 언제까지 대학들이 천수답처럼 등록금에 기대 재정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 대학에 대한 공적지원 확대 방안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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