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재명 몰라... 검찰서 소명할 것"

입력
2023.01.17 08:53
수정
2023.01.17 17: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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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태국서 송환돼 귀국
책 '시골무사 이성계' 들고 탑승
수원지검 도착 후 본격 조사
검찰, 18일 구속영장 청구 방침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김성태(오른쪽 두 번째)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송환되고 있다. 고영권 기자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김성태(오른쪽 두 번째)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송환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태국에서 송환되자마자 수원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해외 도피 중이던 김 전 회장이 국내로 들어온 것은 출국한 지 8개월 만으로, 태국에서 체포된 지 일주일 만이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46분쯤 검찰 호송차량을 타고 수원지검 청사 정문을 통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김 전 회장과 함께 태국에서 송환된 양선길 쌍방울 회장이 탄 차량이 먼저 들어간 뒤 김 전 회장의 호송차가 뒤따랐다.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이날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자본시장법 위반 △미화 밀반출 △대북 송금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2018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 수임료를 쌍방울 측이 전환사채 20억 원, 현금 3억 원 등으로 대신 지불했다는 게 골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해 18일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같은 해 7월 말 태국으로 이동했다. 인터폴 적색수배로 여권이 무효화됐던 그는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사촌형인 양 회장과 함께 현지 경찰 이민국에 체포됐다.

그는 이날 새벽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742편을 타고 오전 8시 18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소설 ‘시골무사 이성계’를 들고 항공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골무사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일대기를 담은 책으로 '지면 죽음으로 답해야 하고, 이기면 그것으로 그만인 싸움'이란 문구가 담겨 있다.

파란색 셔츠에 감색 정장 자켓, 베이지색 면바지, 운동화 차림의 김 전 회장은 기자들에게 이재명 대표와의 관계를 재차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저 때문에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며 “검찰에 가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에 대해 “전혀 모른다”며 “(이 대표에게) 흘러간 것이 없다”고 했다. 해외 도피 전 검찰 수사관으로부터 기밀 정보를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받은 적 없다. 심려 끼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탑승한 차량이 1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으로 들어오고 있다. 뉴스1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탑승한 차량이 1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으로 들어오고 있다. 뉴스1


이환직 기자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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