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가계대출 금리 연 5.6%... 10년 9개월 만 최고치

입력
2023.01.27 15:04
수정
2023.01.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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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보증·신용대출 금리 오른 영향
전체 대출금리는 9개월 만에 하락 전환

17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17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가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10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연 5.56%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내렸다. 전체 대출금리가 전월 대비 하락한 건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은행채 등 지표금리가 하락하고 단기물 비중이 확대되면서 기업대출 금리가 5.56%로 0.11%포인트 하락한 영향이다.

기업대출과 달리 가계대출 금리는 전월(연 5.57%)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상승폭은 작지만, 연 5.6% 금리 자체만 놓고 보면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다. 등락은 상품별로 엇갈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낮은 안심전환대출 취급이 늘고, 혼합형 주담대 금리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내리면서 전월보다 0.11%포인트 떨어진 4.63%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금리를 끌어올린 건 보증대출과 일반 신용대출 금리였다. 통상 고신용자보다 금리가 높은 중ㆍ저신용 대출자 비중이 늘면서 보증대출 금리는 0.47%포인트, 일반 신용대출은 0.12%포인트 상승했다. 그 결과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8%에 육박한 7.97%로, 2012년 4월(8.15%) 이후 10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도달했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는 4.22%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내렸다. 자금시장이 안정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금융당국 권고 등으로 은행 간 수신경쟁이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출금리 하락폭(-0.08%포인트)이 수신금리(-0.07%포인트)보다 커 12월 예대금리차는 0.01%포인트 줄어든 1.34%포인트로 한 달 만에 다시 축소됐다.

대출금리의 추세적 하락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박창현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12월 기업대출 금리는 하락했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구성 항목 간 상이한 흐름을 보이면서 소폭 상승했다”며 "추세적 하락 흐름으로의 변화가 있는지는 추후 가계대출 금리 방향이 어떻게 나타나는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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