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역사를 만들었습니다"…'피지컬: 100'의 자부심 [종합]

입력
2023.02.07 11:55

7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 기자간담회
MBC 교양 PD가 넷플릭스 예능에 도전한 이유

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을 연출한 장호기 PD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넷플릭스 제공

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을 연출한 장호기 PD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넷플릭스 제공

'피지컬: 100'의 자부심은 뜨거웠다. 예능이 아닌 교양 PD 출신의 연출이 '피지컬: 100'의 리얼리티와 비현실적인 장르적 재미를 고조시켰고 출연자들이 흐르는 땀까지 세심하게 담아내면서 한국 예능의 또 다른 지평을 열었다.

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을 연출한 장호기 PD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최근의 넷플릭스는 매달 한 편씩의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로부터' '솔로지옥' 시리즈, '코리아 넘버원' '먹보와 털보' 등이 시청자들을 만났다. '피지컬: 100'은 이례적으로 MBC 시사교양본부 장호기 PD의 메일로부터 시작됐으며 명확한 기획 의도로 예능팀의 확신을 받았다. 빠른 시일로 제작이 결정됐고 국내 넷플릭스 예능 중 가장 큰 스케일을 자랑하게 됐다.

'피지컬: 100'은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극강의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나이와 성별, 국적, 체급 불문 각 분야에서 최고의 피지컬을 가진 100인을 한 자리에 모았다. 특히 근력과 밸런스, 지구력과 순발력 등 신체능력과 강인한 정신력을 요구하는 퀘스트들을 성공시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는 100인의 모습으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넷플릭스 '피지컬 100' '사이렌', SBS '순정파이터' 등 신체를 활용한 예능들이 최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피지컬 100' '사이렌', SBS '순정파이터' 등 신체를 활용한 예능들이 최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또한 '가장 완벽한 피지컬을 가진 단 한 명'을 선발한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본질에 충실하며, 지금까지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이러한 호평 속에서 '피지컬: 100'은 지난 1월 24일 공개된 후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쇼(비영어) 부문에서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영국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 총 33개국의 TOP 10 리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장 PD는 연출 당시"지구 반대편인 칠레에서 TOP 10 안에 들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성과에 대한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피지컬: 100'은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탈락하는 공포'에 초점을 맞췄고 서바이벌의 부흥을 예견했다. 특히 '피지컬: 100'은 '오징어게임' 이전에 기획됐다. 참가자들이 목숨처럼 생각하는 몸을 구현한 토르소를 파괴하는 것이 죽음을 상징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장 PD는 넷플릭스에 "인간에 대한 주제를 어떤 식으로든 다뤄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피지컬: 100' 역시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면서 "넷플릭스는 연출자에게 가장 큰 무대다. 높은 곳에 있는 문을 두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다큐멘터리와 예능을 동시에 접목시켰던 대목도 들을 수 있었다. 연출자의 의도를 담은 편집을 배제하고 리얼함을 넣어 담백한 매력을 강조했다. 출연자들이 무려 100인이기 때문에 분량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퀘스트의 흐름을 따라 인물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흐름을 이어갔다.

기획 당시 1,000명을 컨택했고 500명을 가렸다. 여기서 정신적인 상담을 거친 후 지금의 100명이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빠른 속도로 촬영됐고 이 가운데 아시안 게임과 일정이 겹쳐 국가대표들이 불참하게 됐다는 비하인드가 덧붙여졌다.

장 PD에게는 지상파의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각오도 있었단다. 그가 넷플릭스를 선택한 까닭은 제작 기간부터 화질, 음질 등 최상의 지원을 해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막 등 다양한 해외 시청자들의 문화와 정서를 고민하는 과정이 수반돼 직관적인 분위기를 완성해냈다. 실제로 해외에서 "왜 한국에서만 하느냐"는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피지컬: 100'의 고속 카메라 등 특수 촬영 장비로 출연자들의 흘리는 땀까지 잡아내면서 더욱 현장감이 고조됐다. 특히 현장에서 제작진의 가이드는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출연자들은 게임이 끝난 순간 미련이 남지 않은 후련한 표정으로 나와 '피지컬: 100'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또 촬영 기간 내내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예상을 깨길 원했고 이 바람대로 모두의 편견을 깨는 우승자가 나왔다는 후문이다. 한 출연자의 "저희는 역사를 썼습니다"라는 멘트가 장 PD에겐 깊이 남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춘리와 박형근 대결에 대한 논란이 화두에 올랐다. 장 PD는 "구체적인 내용은 춘리 SNS를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젠더 문제, 신체 문제에 대한 악플들을 다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춘리 선수의 몸매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 것들이 자제되어야 한다. 두 선수는 정말 최선을 다했고 출연 관련 조항에 동의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룰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 제작진의 디테일한 룰이 존재했으며 경기 중 심판이 경고하는 장면이 편집됐다.

한편 '피지컬: 100'은 매주 2편의 에피소드를 공개, 오직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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