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악보도 그려준다

입력
2023.02.14 16:32
수정
2023.02.1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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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이 음악을 들려주면 악보를 만들어 주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음악 관련 AI 전문 스타트업 스트라는 13일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의 음악오디오연구실(이교구 교수)과 협력해 약 1년간 음악 채보가 가능한 AI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채보란 음악을 듣고 악보로 옮기는 작업을 말한다.

지금까지 음악 전문가들이 연주를 위한 채보를 주로 담당했는데 앞으로 AI가 이를 대신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취미로 악기 연주 등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도 손쉽게 집에서 좋아하는 노래들을 악보로 만들어 연주할 수 있게 된다.

스트라에서 개발한 AI가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노래 'Ditto'를 채보한 화면. 스트라 제공

스트라에서 개발한 AI가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노래 'Ditto'를 채보한 화면. 스트라 제공

스트라는 디지털 음악파일(MP3)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컴퓨터 음악규격(미디) 형태로 변환해 주고, 이를 다시 '큐베이스' '로직' 등 악보변환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오선 악보로 만들어 준다. 김용호 대표는 "3,4분 길이의 노래 1곡을 미디로 변환하는데 2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그만큼 채보를 위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 대표는 미디를 오선 악보로 변환해 주는 기능도 스트라에 추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악보변환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일반인들을 위해 해당 기능도 추가할 생각"이라며 "이를 일반 문서형태의 PDF 파일로 출력해 연주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음악 반주를 위해 필요한 코드 입력 기능도 개발했다. 즉 주요 멜로디와 함께 화음을 이루는 코드도 함께 표기하는 기능이다. 그는 "코드 표시 기능도 개발을 마쳤다"며 "4월 중 해당 기능이 스트라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스트라를 반주기기 업체, 출판사, 교육업체 등에 기업간거래(B2B) 형태로 우선 제공하고 4월부터 일반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월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김 대표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면 이용할 수 있는 웹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며 "일반인들에게도 월 일정액을 내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디지털 음악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와 학교, 음악 종사자들, 취미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편하게 악보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채보한 악보를 외부에 판매하지 않으면 저작권 위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스트라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출신의 김 대표가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 C랩을 거쳐 2021년 분사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5월 음악인들의 사회관계형 서비스(SNS) '코다'를 선보였으며 노래 경연 앱 '씽업'을 최근 내놓았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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