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행놀이' 덕 봤다...지난해 한국 온 일본인 네 명 중 한 명은 제주항공 탔다

입력
2023.02.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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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방한 일본인 약 30만 명
7만4000여 명 제주항공 타고 한국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지난해 한국에 온 일본인 네 명 중 한 명은 제주항공을 탄 것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경쟁사들보다 일본을 오가는 출·도착지를 다양화하고 여객기를 여러 편 띄운 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침체기를 버틴 주요 비결로 꼽힌다.

제주항공이 국제선 수송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29만6,867명 중 25%인 7만4,238명이 이 회사 비행기를 탔다고 15일 밝혔다. 일본 정부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같은 해 10월 이후 한국을 찾은 일본인이 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출발지 기준으로 보면, 제주항공을 타고 한국에 온 일본인 비중이 가장 높은 노선은 나고야~인천 노선(44%)이었고, 오사카~인천 노선(27%)도쿄(나리타)~인천 노선(25%)이 뒤를 이었다.

이 회사는 ①한~일 노선을 다니는 항공사 중 가장 많은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고, 운항 편수도 크게 늘린 것을 첫 번째 비결로 꼽는다. 우선 일본 무비자 입국이 재개된 뒤 도쿄(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나고야, 오키나와 등 주요 한~일 노선에 비행기를 띄웠다. 양국을 오가는 비행기도 같은 해 10월 576편에서 11월 1,240편, 12월 1,607편으로 대폭 늘렸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1만4,238명이 제주항공 비행기를 타 전월 탑승객(4,347명)보다 228%나 증가했다. 11월에는 2만1,419명, 12월에는 8만4,175명의 방한 일본인이 탔다.

일본 현지 호텔과 손잡고 한국여행을 그리워하는 일본인들에게 불고기덮밥 등 기내식 메뉴와 감귤주스를 선보인 '여행맛 일본점'도 ②현지인 사이에서 제주항공을 잊지 않도록 한 마케팅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일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선 한국 음식을 먹으며 한국을 여행하는 듯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이른바 '한국여행놀이(도한놀이·渡韓ごっこ)'가 유행했는데, 이런 트렌드를 활용한 것이다.

빅뱅과 이민호, 김수현, 송중기, 동방신기 등 ③오랜 기간 한류 모델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것도 도움이 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새 모델을 찾지 않았지만 그동안 쌓인 한류 이미지가 팬데믹 시기 탑승률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 1분기 이후 열다섯 분기 만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한 2,994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영업이익(187억 원)으로 전환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다음 달 26일부터는 인천~마쓰야마∙시즈오카 노선을 포함해 12개의 한일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라며 "적극적으로 국제선 편수를 늘리고 새 노선을 찾아 우리나라 관광산업 회복에도 보탬이 되겠다"고 전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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