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병원·학원, '간판' 보면 안다?…정명석 글씨체 특징은

입력
2023.03.08 16:00
수정
2023.03.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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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석 필체 있는 교회면 100%"
모음·자음 획 길게 내려 긋는 특징

기독교복음선교회(JMS) 피해자 모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JMS 교회. 이른바 '정명석체'로 불리는 필기체로 이름이 적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기독교복음선교회(JMS) 피해자 모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JMS 교회. 이른바 '정명석체'로 불리는 필기체로 이름이 적혀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실체를 파헤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화제가 된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선 일명 ‘정명석체’를 중심으로 한 ‘JMS 구별법’이 공유되고 있다. 피해자 대부분이 학교 등 일상생활에서 의도치 않게 JMS를 접했던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다.

반(反)JMS 활동을 30여 년 이어가고 있는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는 8일 YTN 뉴스라이더 인터뷰에서 “상당수의 JMS 교회는 교회명이 교주 정명석(77)의 독특한 필체로 쓰여 있다“며 “그 필체로 교회 이름이 쓰여 있으면 100% JMS 교회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명석 필체로 미장원이라든가 치과 이름이 쓰여 있는 곳도 100% JMS 신도가 운영하는 곳”이라고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공식 예고편에 등장하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씨의 모습. 유튜브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공식 예고편에 등장하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씨의 모습. 유튜브 캡처

JMS 피해자 모임 등에도 유사한 내용이 공유되고 있다. 이들 커뮤니티에 올라온 JMS 교회 간판과 관련 행사 사진을 보면, 이른바 정명석 필체는 글자 아래 획을 길게 내려 긋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대표적인 JMS 교회명이라는 ‘주사랑교회‘의 경우 ‘주’, ‘사’, ‘회’ 각 글자 모음을 아래를 아래로 길게 내려쓴다. ‘가을 명곡 노래 축제’라는 JMS 행사 현수막의 경우, 글자에서 ‘가’와 ‘래’의 각 모음을, ‘곡’은 자음 받침 ‘ㄱ’의 두 번째 획을 아래쪽으로 길게 내려 그었다.

모음 끝을 왼쪽으로 꺾는 것도 특징이다. ‘l’의 경우 ‘J’처럼 보이게 쓰는 방식이다. ‘ㅠ’의 경우에는 첫 번째 아래 획은 짧게, 두 번째 아래 획은 길게 내려 왼쪽으로 꺾은 공통점도 보인다. 이러한 글씨체는 JMS 신도들 사이에선 “힘 있고 담대한 글씨체”라고 평가된다.

정명석 글씨체로 보이는 간판을 내건 병원과 학원, 음식점 등이 JMS 관련 기관인지를 묻는 글들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해당 업주가 JMS 신도인 경우도 있지만 이런 글씨체로 적으면 JMS 신도들이 선호하기 때문에 일부러 적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일각에선 JMS가 아닌데도, 보통 캘리그라피로 간판을 만든 업체가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JMS를 빠져나왔다는 한 누리꾼은, “JMS가 아닌 업주가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JMS 관련 기업에 종사하거나 단골이 되면 전도 대상이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JMS 교회 120여 개의 이름과 주소가 공유되기도 했다. ‘주영광’, ‘주진리’, ‘주소망’, ‘주성령’ 등 ‘주’가 들어간 교회명이 많았지만 지역명을 따 평범해 보이는 이름의 교회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JMS 교회는 이름이 교주 필기체로 적혀 있고, 건물 안에 마크(JMS로 독수리를 형상화한 모양) 같은 게 있다”고 전했다.

정명석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의 JMS 수련원 등에서 A씨를 총 17차례에 걸쳐 강제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2018년 7월부터 5개월 동안 같은 수련원 등에서 호주 국적 여신도 C씨를 5차례에 걸쳐 강제추행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국 여신도 3명도 경찰에 성폭행을 당했다며 추가로 고소했다. 정명석은 2009년에는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만기 출소하기도 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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