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승자도 패자도 없다"... 단합 외치며 어퍼컷 세리머니

입력
2023.03.08 18:16
수정
2023.03.08 20: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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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현직 대통령으론 7년 만에 전당대회 참석
1만 명 운집... 대선 승리 1주년 기념식 방불케
"당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해서는 안 돼"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국민의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3·8 전당대회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승리 기념식을 방불케 했다. 국민의힘 당원 1만여 명의 박수와 환호를 받은 윤 대통령은 "당내 선거에선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단합을 촉구하는 한편 "나라의 위기, 당의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이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에 직접 참석한 것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시절인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어퍼컷 재연한 윤 대통령 "우리 모두 하나 돼야"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 행사장에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무대에 오른 윤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기간 선보였던 어퍼컷 세리머니를 한 뒤, 당원들을 향해 브이(V) 자를 들어 보였다. 브이 자는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후보자 기호(2번)를 상징한다. 대선 승리 1년 만에 선거기간 유권자를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던 장면을 재연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당정 일체'를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새로 선출될 지도부와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국민의힘 당내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 구성원 모두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만을 생각하고 함께 전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친윤석열계 계파 논란, 일부 후보와 대통령실의 갈등을 의식해 당내 단합을 촉구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윤 대통령은 또 "나라의 위기, 그리고 당의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절대 안 된다"면서 "어떠한 부당한 세력과도 주저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된다"고 했다. 특히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국제 관계 정상화 등을 강조하며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기득권 이권 카르텔은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등 윤 대통령이 기득권으로 상정한 대상을 비판하면서 당의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승리 1주년 기념식 된 전대

이날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전대 행사에서 윤 대통령이 머문 시간은 36분에 불과했다. 하지만 행사의 또 다른 주인공은 윤 대통령이었다.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은 인사말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안 계셨더라면 감히 (정권교체라는) 간절한 소망이 이뤄지기 어려웠다고 생각한다"(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미래 세대에 대한 확고한 책임 의식을 갖고 있는 우리 당 1호 당원 윤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달라"(주호영 원내대표)며 윤 대통령을 예우했다. 윤 대통령 축사에 앞서 △용산시대 개막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시작 △한미 정상회담 역대 최단기간 개최 등 윤석열 정부의 성과를 소개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당원들도 적극 호응했다. 윤 대통령이 행사장에 입장, 퇴장할 때 당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윤 대통령을 수차례 연호했고, 휴대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 윤 대통령도 당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주요 당직자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화답했다. 윤 대통령이 행사장에 들어설 때는 애청·애창곡으로 알려진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제가 '민중의 노래'가, 나갈 때는 아이돌그룹 뉴진스의 '하입보이'가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며 입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며 입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다만 윤 대통령은 최종 개표결과를 보지 않고 행사 도중에 자리를 떴다. 새로 선출될 대표를 배려하면서 대통령실 선거개입 의혹 등 논란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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