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가 4점 이상 내주고 승리...'이강철호', 8강 진출 경우의 수 나왔다

입력
2023.03.12 22:35
수정
2023.03.12 22:5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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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가운데) 대표팀 감독이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체코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강철(가운데) 대표팀 감독이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체코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야구 대표팀이 뒤늦게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승리가 영 개운치 않다. 선수 대부분이 직업을 가진 ‘투잡’ 팀 체코를 상대로도 불펜진이 난조를 보였고, 베테랑 야수들은 수비에서 실책성 플레이를 펼쳐 안 줘도 될 점수를 줬다. 경우의 수에 따라 8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에서 실점은 뼈아팠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3차전에서 선발투수 박세웅(롯데)의 4.2이닝 8탈삼진 무실점 역투와 솔로포 두 방을 터뜨린 김하성(샌디에이고)을 앞세워 체코를 7-3으로 꺾었다. 호주와 일본에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고 힘겹게 1승을 거둔 대표팀은 13일 오후 7시 중국과 최종전을 치른다. 선발은 원태인(삼성)이다.

이날 호주가 일본에 1-7로 패하면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가 명확히 나왔다. 일단 13일 낮 12시 열리는 체코-호주전에서 체코가 승리하고, 이어 열리는 경기에서 한국이 중국을 꺾으면 세 팀이 2승2패가 된다. WBC 규정에 따르면 3개 팀이 동률이면 팀간 최소 실점으로 순위를 정한다.

한국은 호주전 8실점, 체코전 3실점을 더해 총 11실점이다. 체코는 한국전 7실점이다. 호주도 7실점이다. 체코가 호주에 4점 이상 주면서 승리하면 한국이 8강에 간다. 그럴 경우 한국은 11실점(54아웃), 체코는 11실점(51아웃), 호주는 12실점(51아웃)이 된다. 한국의 실점률이 가장 낮다.

하지만 객관적 전력상 높지 않은 가능성이기에 체코전 3실점은 무척 뼈아프다. 의사, 야구협회 직원, 지리 교사, 무역회사 직원, 회계사 등 생업을 뛰면서도 야구를 즐기는 체코를 압도하지 못했다.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곽빈(두산)은 7회초에 연속 안타 2개를 맞고 강판했다. 구원 등판한 정철원(두산)은 4번 마르틴 체르벤카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5번 마테이 멘시크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계속된 투구에서는 폭투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8회 1사 1루에서 등판한 김원중(롯데)은 안타와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위기에 몰렸고, 다급하게 오른 이용찬(NC)은 폭투로 허무하게 1점을 줬다.

수비도 아쉬웠다. 7회초 실점 상황에서 주장 김현수(LG)는 멘시크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으려다가 뒤로 빠트렸다. 단타로 막을 게 2루타로 연결되며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고, 곧바로 김현수는 대수비 최지훈(SSG)과 교체됐다.

안방마님 양의지(두산) 역시 실점으로 연결되는 실수를 했다. 8회초 실점에 앞서 양의지는 체르벤카의 파울 타구를 잡지 못했다. 3루 방향으로 높게 떴는데 더그아웃 위치를 살피다가 공을 놓쳤다. 잡았더라면 2사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길 수 있었는데, 결국 이용찬의 폭투로 이어졌다.

그나마 자기 역할을 해낸 이들은 선발 박세웅과 메이저리거 김하성이다. 붕괴된 마운드의 유일한 희망 박세웅은 4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5회 선두타자 체르벤카에게 2루타로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두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59개를 던져 1라운드 한계 투구 수(65개)에 임박한 박세웅은 곽빈에게 공을 넘겼다.

체코전까지 무안타로 침묵했던 김하성은 마침내 시원하게 폭발했다. 2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좌월 솔로포로 대회 첫 안타를 신고하더니 6-2로 추격을 허용한 7회말에는 또 한번 솔로 홈런을 날려 쐐기를 박았다.

도쿄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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