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재원 "5·18 헌법 수록 반대...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파"

입력
2023.03.13 21:10
수정
2023.03.13 21:5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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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새 지도부 발언 논란에 당내서 "사과해야" 요구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5·18 北개입 가능성" 주장

전광훈 목사 유튜브 채널 캡처

전광훈 목사 유튜브 채널 캡처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로 선출된 김재원 최고위원이 지난 주말 교회 예배에서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은 국회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임명 당시에도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사실이 드러나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주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망언에 동조했다. 13일 전 목사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우리가 김기현 장로(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밀었는데 찬물을 던졌다.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는 전 목사의 발언에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헌법 수록을) 반대한다”고 호응했다.

전 목사가 “전라도에 립서비스 하려고 (말)한 것이냐”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표를 얻으려면 조상묘도 파는 게 정치인 아니냐”고 답하기도 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 최고위원은 기자들을 만나 “개인 의견이니까”라고만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1년 7월 광주 MBC에 출연해 "저는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게재되는 데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도 지난해 5월 KBS 라디오에서 5·18 정신 헌법 수록과 관련해 "매우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새로 선출된 국민의힘 지도부의 일원이 윤 대통령과 김 대표의 발언을 립서비스 차원이라고 밝힌 것이다.

당내에선 곧장 비판이 나왔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이용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수석최고위원으로서 사견이라고 어물쩍 넘어갈 것이 아니라 당당히 사과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새 지도부는 대통령 공약을 지키고 5·18 정신의 숭고한 가치와 의미가 소모적 논쟁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노력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거 인터뷰에서 5·18에 대해 북한이 본인들의 의도대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있다고 말했느냐’는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개입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북한군이라는 표현을 쓴 적은 없고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는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12월 진실화해위 2기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과거 '5·18 계엄군의 헬기 사격이 허위이고, 5·18 민주화 운동에 북한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논문을 발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취임 이후에도 방송 인터뷰 등에서 북한 개입설을 거듭 주장했다. 앞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해 5월 북한군 침투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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