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송환 경쟁' 미국 앞설까…"한국보다 먼저 인도 청구"

'권도형 송환 경쟁' 미국이 앞서나…"한국보다 먼저 인도 청구"

입력
2023.03.30 08:15
수정
2023.03.3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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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사법당국 "미국이 훨씬 빨랐다"
"범죄자 국적 등도 고려해 신병 인도국 결정"

권도형(오른쪽)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포드고리차=AP 뉴시스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두고 한국뿐 아니라 미국, 싱가포르가 신병 확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이 가장 먼저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르코 코바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수도 포드고리차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권 대표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는 코바치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이 한국보다 훨씬 먼저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몬테네그로에 대사관이 없는 만큼, 외교 채널을 이미 확보해 둔 미국이 한발 앞서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미국이 일단 '송환 경쟁'에서 한국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볼 수 있지만, 권 대표 국적이 한국인 만큼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다. 실제 코바치 장관도 권 대표가 어느 나라로 인도될지에 대해선 "범죄의 중요성과 범죄인 국적, 범죄인 인도 청구 날짜를 기준으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단계에서 (한미) 두 국가 중 어느 쪽에 우선권이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며 "싱가포르도 아직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지 않았으나, 싱가포르에서 형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한국보다 경제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훨씬 높은 미국으로 권 대표가 인도되길 희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테라·루나 사태 피해자 2,700여 명이 모인 온라인 사이트에서 행해진 투표에서는 10명 중 7명 이상이 "미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실제 2009년 미국에서 72조 원 상당의 다단계 금융 사기를 저지른 버나드 메이도프가 징역 150년형을 선고받는 일이 있기도 했다. 미국은 시가총액 50조 원 이상을 증발시킨 권 대표를 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다만 실제 권 대표의 신병 인도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기소된 권 대표가 현지 대법원까지 이 사건을 끌고 가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장기전'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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