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된 미국 기밀 문건, 북한 ICBM 역량 '과대 포장' 지적"

입력
2023.04.12 07:45
수정
2023.04.12 12:47

로이터 "실제보다 큰 핵 위협 연출 목적"

2월 8일 북한 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신무기. 고체 연료가 장착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된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2월 8일 북한 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신무기. 고체 연료가 장착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된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온라인에 퍼진 미국 정부 기밀 문건에 올해 북한의 열병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에 대한 미 정보당국 평가도 담겼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비밀’이라고 표시된 한 문건에는 북한이 지난 2월 8일 열병식에서 선보인 ICBM 이동식 발사차량에 대해 “작동하지 않는 미사일을 탑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ICBM 역량을 과대 포장했다는 게 미국의 평가인 셈이다.

당시 열병식에서 북한은 전 세계 거의 모든 곳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ICBM 화성-17형을 10대 이상 공개한 바 있다. 특히 행사 마지막에 등장한 미사일은 새로운 고체 연료가 장착된 ICBM이었는데, 이것이 모형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해당 문건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미국에 충분한 핵 위협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은 (실제)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크고, 더 능력 있는 미사일 전력을 묘사하고, 진짜 미사일을 실었을 경우의 손상을 완화하기 위해 이러한 비작동 시스템을 퍼레이드처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자원의 제약을 이유로 들며 북한의 향후 미사일 운영 전망도 제시했다. 이 문건은 “북한이 향후 1년간은 미사일 시험과 관련된 어려움과 자원의 제약 때문에 올해 열병식에서 선보인 모든 ICBM급 이동식 발사차량에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탑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로이터는 이 문건의 진위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유출 기밀 문건에 대해 “온라인상에 올라온 일부 정보는 기존과 다르게 변경됐다”며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문건을 포함, 모든 문건이 유효한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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