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60%가 무시하는 바이든의 '전기차' 계획

미국인 60%가 무시하는 바이든의 '전기차' 계획

입력
2023.04.20 04:40
25면

편집자주

초 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전기차 충전소. ⓒ게티이미지뱅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배터리 보조금 등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이지만, 미국 시민의 절반 이상은 전기차 구매에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화당 성향 미국인은 기후변화 대응에서 전기차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당 기간 전기차를 구매할 의사 자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신동준기자

19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현재 미국 성인 가운데 전기차 소유 비율은 4%에 머물고 있으며, 전기차 구매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사람도 전체 응답자의 12%에 머물렀다. 또 응답자의 43%가량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는 소극적 입장이었고, 나머지 41%는 아예 '전기차를 살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민주당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 상당수 미국인들은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을 고수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래픽=신동준기자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유보적 반응은 전기차가 기후변화 대응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갤럽에 따르면 전기차 사용이 기후변화 대응에 '크게 기여'(12%)하거나 '꽤 기여'(27%)할 것이라는 비율보다는 '아주 조금 기여'(35%)하거나 '전혀 기여하지 않는다'(26%)는 응답이 더 많았다.

갤럽은 전기차 구매 태도는 상당 부분 응답자들의 정치성향과 관계가 크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인 바이든 대통령에 반대하는 공화당 성향일수록 전기차 소유 비율 및 향후 구매 의사가 확연히 낮았다. 공화당 성향 미국인의 경우 전기차를 보유한 비율은 1%에 불과했으며, 71%는 향후에 전기차를 구매할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6%가 이미 전기차를 소유하고 있으며, 54%가 가까운 장래에 구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신동준기자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 대비 고가이기 때문에 소득별, 학력별 구매 의사에서도 차이를 드러냈다. 대졸 이상 그룹에서는 '구매 의사가 없다'는 비율이 27%에 머물렀으나, 대졸 미만 학력의 미국 시민들 사이에서는 해당 비율이 49%에 달했다. 연소득 4만 달러 미만인 그룹에서도 적극적 구매의사를 밝힌 비율이 9%에 머물렀지만 10만 달러 이상 그룹에서는 적극 구매의사 비율이 17%에 육박했다.

갤럽은 이를 근거로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보급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율을 2030년까지 절반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고, 민주당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에는 모든 신차에 탄소 배출 제로를 의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갤럽은 다만 미국 소비자의 경우 과거에도 신기술에 대해 초기에는 유보적인 경향이 컸던 만큼 시간이 갈수록 전기차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갤럽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급이 시작되던 2000년의 경우, 미국 소비자의 4분의 1가량은 '스마트폰 구입 의사가 전혀 없다'고 응답한 바 있다.

조철환 오피니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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