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경쟁자 비방기사 내게 한 남욱에 '고생했다'더라"

유동규 "이재명, 경쟁자 비방기사 내게 한 남욱에 '고생했다'더라"

입력
2023.04.1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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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뇌물 공판에 유동규 재차 증인 출석
민간업자들의 이재명 시장 재선 관여 증언
금품전달 대해선 "정진상 집에서 돈 쏟아"
정진상 집 구조·아파트 가는 길 설명하기도
재판부 "대가성 불명확" 유동규 진술 의심
'무죄 주장' 정진상 측 "반대신문 봐달라"

유동규(왼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유동규(왼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위례신도시·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014년 성남시장 재선 출마 당시 관여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 대표가 민간업자들의 선거 개입을 알았을 가능성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이 2014년 이 시장의 성남시장 재선 출마 당시 어떻게 지원했는지 설명했다.

"이재명, 남욱의 기사 작업에 고생했다고 해"

남욱 변호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남욱 변호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유 전 본부장은 남욱 변호사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이 이 대표 재선을 위해 불법 정치자금 4억 원을 조성한 의혹에 대해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도 보고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러면서 "김 전 부원장이 자신의 성남시의원 출마에 4,000만 원이 필요하니 이 대표 자금과 함께 2억 원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도 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4월 민간사업자 돈이 실제 이 대표의 최측근들에게 흘러들어 갔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가 분양대행업자 이모씨 등으로부터 마련한 4억 원 중 1억 원이 김 전 부원장에게, 5,000만 원이 정 전 실장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1억 원은 밤에 김 전 부원장 집에 가서 줬다"며 "5,000만 원은 김만배씨로부터 돈이 든 쇼핑백을 받은 뒤 정 전 실장 아파트에서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화면에 현출된 지도를 손으로 짚어가면서 정 전 실장 집으로 이동한 상황도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가 마련한 자금 중 2억3,000만 원은 이 대표의 선거운동을 위해 종교단체 대순진리회에 전달됐다고 들었다"며 "김만배씨로부터 대순진리회를 통해 '이재명을 도와줄 수 있다'고 들은 걸 정진상과 김용에 보고하니 '좋다'고 했다"고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남 변호사가 2014년 성남시장 선거 전날 김씨 등을 통해 '(이 대표의 상대방인) 신영수 전 의원의 동생이 이 대표 형수 욕설 관련 불법 파일을 유포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는 기사를 내게 했다고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과 김용은 보도 직후에 상대편에서 해명할 시간이 없어서 굉장히 좋아했다"며 "재선에 성공한 이 대표도 내게 '남 변호사가 고생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 전 의원 동생이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진상 집에서 3,000만 원 쏟아"

유동규(왼쪽사진)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뉴시스·한국일보 자료사진

유동규(왼쪽사진)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뉴시스·한국일보 자료사진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에게 뇌물을 전달한 상황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19년 9월 정 전 실장의 3,000만 원 수수 의혹과 관련해 정 전 실장의 집 내부 구조를 직접 그리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정 전 실장 집이) 몇 층인지 나오니까 걱정돼서 계단으로 올라갔다"며 "정진상 집에 들어간 뒤 비닐봉지에 담아놓은 3,000만 원을 쏟고 나왔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그러면서 "500만 원 돈다발 6개를 봉지 아래에 깔고, 그 위를 과자봉지로 가려서 돈을 들고 갔다"고 부연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20년 10월 3,000만 원 전달 의혹에 대해선 "정민용이 전달한 3,000만 원을 1,000만 원씩 봉투 3개에 나눠 담아 코트 주머니에 넣어 들고 갔다"며 "이후 관용차를 타고 정 전 실장의 경기도청 사무실에 도착해 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당시 입은 외투로 검은색 코트를 지목했고, 돈 전달 당시 정 전 실장 집무실 구조도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의 금품 전달과 관련한 진술에 대해 "대가성이 명확하지 않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이 돈을 준 이유가 정기적 상납인지, 친분관계나 정치적 동지관계로 준 것인지, 특별한 대가성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 평가가 나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이런 질문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이 답을 못 하고 흐리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정 전 실장 측 반대신문 때는 기억나는 걸 명확히 답변해달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 측은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민간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준 적도 없고,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 전 실장은 과거 "그 어떤 부정한 돈도 받은 일이 없으며 부정한 결탁을 도모한 사실도 없다"며 "검찰은 삼인성호로 없는 죄를 만들고 있지만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무죄를 주장한 바 있다. 정 전 실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의 주장에 대한 한국일보 질의에 "내달 2일 진행되는 반대신문을 봐달라"고 답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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