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의 소모품으로 전락 말라"...중국 거친 견제구

입력
2023.04.25 15:11
수정
2023.04.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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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글로벌타임스, 윤 대통령 방미 보도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소식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전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소식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전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중국의 관영 매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소식을 전하며 “한국의 극단적인 외교 정책은 지속 불가능한 데다가 자멸적”이라고 딴지를 걸었다. 미국과 밀착하는 윤석열 정부가 중국엔 등을 돌리고 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4일 “윤 대통령은 미국 방문 기간에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에 동참하라는 강요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뒤 전문가를 인용해 "윤 대통령은 미국의 지시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런 접근법은 한국이 독립성과 이익을 희생하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소모품’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사의 메모리반도체 수입을 금지해 중국 시장에서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져도 한국 업체가 공백을 메우지 말라”고 미국 정부가 한국에 요청했다는 영국 파이낸셜뉴스 보도를 근거로 들었다. 중국의 과학기술 전문가들은 “실제 한국이 미국에 보조를 맞추려고 (정상회담을 계기로) 반도체 관련 약속 등을 내놓을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윤 대통령이 맞닥뜨릴 진짜 문제는 워싱턴의 지시 이행 여부가 아니라 한국이 중국 경쟁자에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도체를 고리로 한 미중 경제전쟁에서 한국이 미국 편을 들면 손실이 더 클 것이라는 취지다.

대만 문제도 거듭 들고 나왔다. 한셴둥 중국 정법대 교수는 윤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을 두고 “극도로 공격적이고 이례적”이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교수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 외교팀의 무지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 ‘미국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려는 행동일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자 미국의 지지를 대가로 국익을 희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미국 방문은 윤 대통령의 성과를 격려하기 위해 미국이 주는 상과 같다”고 평가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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