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부채 증가 87.6조... 64.5조가 한전·가스공사 부채

입력
2023.04.28 16:43
수정
2023.04.28 17:10
구독

두 기관 빼면 부채비율 되레 감소
신규채용 감소, 여성·장애인 늘어

6일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요금 민·당·정 간담회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는 정승일(오른쪽)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연합뉴스

6일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요금 민·당·정 간담회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는 정승일(오른쪽)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연합뉴스

지난해 전체 공공기관 부채 증가분 87조여 원의 4분의 3에 가까운 64조 원가량이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기획재정부가 공시한 공공기관 경영정보를 보면, 작년 공공기관 344곳(347곳 중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3곳 제외)의 부채 규모는 670조 원으로 2021년(582조4,000억 원)보다 87조6,000억 원(15.0%) 확대됐다. 부채 비율(자본 대비 부채)도 전년(130.0%) 대비 22.5%포인트 상승한 174.3%를 기록했다.

늘어난 부채의 대부분은 한전과 가스공사 몫이다. 한전의 경우 2021년 145조8,000억 원이던 부채가 작년 한 해 47조 원 늘어 192조8,000억 원이 됐다. 같은 기간 가스공사도 부채가 34조5,000억 원에서 52조 원으로 17조5,000억 원 불었다. 두 곳의 부채 증가분을 합치면 총 64조5,000억 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증가분의 74%에 육박한다. 두 기관을 제외할 경우 부채 비율이 아예 전년보다 하락한 128.0%가 됐을 정도로 두 기관이 전체 공공기관 재정 건전성에 미친 영향은 컸다. 전년보다 24조4,000억 원 감소해 13조6,000억 원 순손실을 기록한 작년 공공기관 당기순손익도 한전ㆍ가스공사를 제외하면 9조3,000억 원 순이익으로 방향이 바뀐다.

두 기관의 부채가 부쩍 늘어난 것은 2021년 이후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는데도 전기ㆍ가스요금을 충분히 올리지 못해 손실이 누적됐고, 이를 자금시장에서 끌어들인 돈으로 충당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전의 사채 발행 규모는 2021년 상반기 1조3,000억 원, 하반기 9조2,000억 원, 작년 상반기 14조2,000억 원, 하반기 17조6,000억 원으로 규모가 확대일로였다. 정부는 한전ㆍ가스공사 등 14개 재무위험기관에 대해 34조 원 규모의 부채 감축 및 자본 확충을 추진 중이다.

작년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는 약 2만5,000명으로 2만7,000명 수준이던 전년보다 5.9% 줄었다. 다만 박근혜 정부 시절(2013~2016년) 연평균 규모(1만9,000명)보다 많고, 여성과 장애인 채용 인원이 각각 1.3%, 0.7% 늘어 채용의 형평성은 강화됐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작년 공공기관 기관장 및 정규직 직원의 평균 보수는 각각 1억8,500만 원과 7,000만 원이었다. 1인당 복리후생비는 188만 원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세종= 권경성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