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경상흑자 160억 달러", 연초 전망서 확 낮췄다

입력
2023.05.03 15:12
수정
2023.05.0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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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변동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
"외환위기 가능성 낮아"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경상수지 변동 요인과 이후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경상수지 변동 요인과 이후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2월 전망 때보다 115억 달러 낮춘 160억 달러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떨어뜨린 건 앞으로 세계 경기 하강으로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은 주는 반면, 양호한 내수를 토대로 수입은 늘어난다는 전망에서다.

KDI는 3일 이런 내용의 '최근 경상수지 변동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경상수지는 한 국가가 무역, 해외 투자, 서비스 교역 등 모든 경제 영역을 통틀어 돈을 얼마나 벌어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수출과 수입만 따지는 무역수지보다 훨씬 큰 개념이다.

그동안 무역적자가 나타나도 경상수지는 좀처럼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았다. 수출이 위축되더라도 투자, 서비스 등 다른 부문이 경제를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1, 2월에 2개월 연속 적자로 돌아서는 등 경상수지 부진에 대한 우려가 최근 커지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할수록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로,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KDI 보고서에는 이런 우려가 일부 담겼다. 보고서가 제시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액은 국내총생산(GDP)의 1.0% 수준이다. 불과 3개월 전인 2월 전망(275억 달러) 때만 해도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1.8%였다.

특히 보고서는 상반기 경상수지가 당초 전망인 17억 달러 흑자에서 100억 달러 적자로 내려간다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 부진이 상반기에 지속하고 회복도 예상보다 더딜 수 있는 점이 새로 반영된 결과다.

다만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감안할 때 현재 경상수지 수준이 대외 신인도 하락 등에 따른 외환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또 이를 근거로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 기조가 경상수지의 단기적 변동에 따라 좌우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올해 초 발생한 경상수지 적자를 인위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뜻이다.

예컨대 경상수지 회복 차원에서 14개월 연속 적자인 무역수지를 억지로 축소했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우선 무역적자 주요 원인인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은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다. 소비·투자를 눌러 수입을 줄이는 식으로 무역적자를 완화하는 방법이 있으나, 이는 내수 침체로 이어지기 쉽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이 위축된 상황에서 무역수지 적자를 축소하려면 내수를 둔화시켜야 한다"며 "이는 내수 경기와 밀접한 고용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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