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갑' 업비트는 '전관 블랙홀'… '땅 짚고 헤엄' 매출 70%가 영업이익

업계 1위 업비트는 '전관 블랙홀'… '땅 짚고 헤엄' 매출 70%가 영업이익

입력
2023.05.17 13:30
수정
2023.05.17 15:4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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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마불사 거래소의 이면
석연치 않은 '전관 쓸어 담기'
검찰·고위 공무원 적극 영입
"위기 땐 전관들 활용" 관측
불황에 감소한 영업이익률이 65%
매출의 97%가 거래소 수수료에서
고위 임원들은 배당금·성과급 잔치

업비트 로고

‘압도적 1위’ ‘독과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설명할 때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업비트는 가상자산 거래소 중 압도적 1위다. 시장점유율은 80%에 달하고, 매출 규모도 2위 업체보다 3배 이상 많다. 다른 거래소를 압도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전관' 영입이다. 검찰, 경찰,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국회 보좌진, 언론사 기자 등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덩치가 커질수록 정부 규제나 수사 가능성이 큰 만큼, 두나무가 전관을 이용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방어막을 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비트의 전관 사랑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내 코인 시세 전광판 모습. 연합뉴스

한국일보가 16일 202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3년여간 인사혁신처와 국회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확인해보니, 최소 11명의 전관이 두나무에 입사했다. 2021년 11월 퇴직한 경찰 간부는 두나무에 입사하려다 현직 때 밀접한 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취업제한에 걸렸다. 나머지 전관들은 전부 취업 가능·승인 결과를 받아 두나무에 입성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경찰청(경위·경감) 3명 △금융감독원(2급·4급) 2명 △검찰청(검사) 1명 △국회 보좌관(4급) 1명 △공정위(3급) 1명 △국무조정실(고위공무원) 1명 △한국수자원공사(임원) 1명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임원) 1명이다. 같은 기간 금감원 3급 공무원과 검사가 각각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 최대주주인 비덴트로 옮긴 것에 비하면 5배 이상 많다. 같은 기간 5대 거래소로 꼽히는 코인원과 고팍스, 코빗으로 이직한 전관은 없었다.

두나무로 자리를 옮긴 전관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의 취업제한 대상은 퇴직 후 3년간만 적용되기 때문에, 3년이 지났다면 취업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한국일보는 업비트 측에 영입한 전관 현황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업비트 캡처

두나무의 무더기 전관 영입에 대해선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이들이 하는 역할 때문이다. 취업심사 결과에 따르면, 경찰 출신들은 자금세탁방지(AML) 분석업무, 검사 출신은 최고법률책임자, 금감원 출신은 고객보호실장 등의 업무를 맡는다고 돼 있다. 그러나 두나무가 위기 상황에 놓이면 언제든지 방패막이로 활용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국회 보좌진도 업비트로 가고 언론인도 업비트 홍보팀으로 많이 갔다. 국회와 사정기관, 언론 등에 몸담았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제도권 밖에 있기 때문에 전관이 더 필요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기업분석 전문업체인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두나무는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에 포함될 정도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제도권으로 들어오려면 국회와 금감원 등에 의견을 전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출의 97%가 거래소 수수료

시각물=송정근 기자

테라·루나 코인 폭락과 미국 FTX 파산 사태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됐지만, 지난해 두나무의 매출은 1조2,493억 원, 영업이익은 8,101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64.8%에 달한다. 2021년 영업이익 3조2,714억 원에 영업이익률 88.3%에 비하면 감소했지만, 지난해 국내 6대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82%였던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성과다.

두나무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의 97.22%(1조 2,145억 원)는 업비트 거래소의 수수료에서 나왔다. 업비트 거래소는 사용자들에게 가상자산 거래 시 평균 0.05%의 수수료를 받는데, 이런 수수료들이 쌓여 업비트 수익이 됐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의 주식 매매 수수료율이 0.0027%, 증권사 중개 수수료가 0.004~0.015%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업비트 캡처

지난해 두나무의 핵심 임원 5명은 194억 원을 보수로 받았다. △송치형 회장 80억 원 △김형년 부회장 48억 원 △이석우 대표 27억 원 △정민석 최고운영책임자(COO) 19억 원 △임지훈 최고전략책임자(CSO) 17억 원이다. 거래가 활발해 실적이 좋았던 2021년에는 임원 5명이 531억 원을 챙겼다. △김광수 최고기술책임자(CTO) 179억 원 △임지훈 CSO 138억 원 △송치형 회장 98억 원 △김형년 부회장 72억 원 △정민석 COO가 44억 원을 받았다. 이 시기 업비트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4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2조3,134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둔 두나무는 올해 700억 원을 배당했다. 두나무 최대주주인 송 회장(25.64%)은 보수 이외에 배당금으로 180억 원, 2대 주주인 김 부회장(13.17%)은 92억 원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코인 발행업체 관계자는 “거래소는 트레이딩 시스템, 슈퍼봇, 초기 시스템 설치 비용이 크고 이후로는 방화벽과 서버 관리 비용만 든다”며 “거래량이 일정 규모에 도달하면 이익이 급성장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어 업비트는 사실상 '땅 짚고 헤엄치며'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315개 상장폐지 코인 전수조사 [QR 코드 확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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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지대 코인리포트

<1>'사라진 코인' 심층 보고서

<2>코인 대통령과 180개 사기극

<3>대마불사 거래소의 이면

<4>코인 생태계 리부팅해야


조소진 기자
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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