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은 난방, 고소득층은 여행에 돈 썼다... 1분기 소비 꿈틀

입력
2023.05.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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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 11.5% 증가
500만 원 첫 돌파한 월소득이 뒷받침
소득 분배 악화, 돈 씀씀이도 엇갈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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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가 1년 전보다 11% 급증했다.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로 야외활동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주요 소비 항목은 소득별로 크게 엇갈려 저소득층이 겨울을 나기 위한 난방에 돈을 쓸 때, 고소득층은 주로 여행을 다녔다. 모든 가구가 코로나19 종식 선언과 다가올 봄날에 설렌 건 아니었단 얘기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1~3월) 가계동향조사’ 보고서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2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 늘었다. 오락‧문화(34.9%)와 교통(21.6%), 음식‧숙박(21.1%) 부문에서 소비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를 포함해 주거‧보건‧통신‧교육‧기타 서비스 등 총 12개 지출 분류 중 소비가 감소한 건 식료품‧비주류음료(-8.4%)가 유일했다. 여행 등 야외활동 증가로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고금리 여파로 이자비용이 42.8% 급증한 탓에 비소비지출(106만3,000원)도 증가(10.2%)했다.

가구 소비지출 확대 배경엔 소득 증가가 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5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4.7% 늘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00만 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진석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취업자 수가 늘고 임금이 오르면서 근로소득(8.6%) 등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4.7% 올라 ‘실질’ 소득은 변함이 없었다.

하위 20%인 소득 1분위 가구가 돈을 가장 많이 쓴 건 주거·수도·광열(23.1%) 분야였다. 식료품·비주류음료(19.0%), 보건(13.9%)이 뒤를 이었다. 주거·수도·광열은 주거비와 주택유지비, 냉난방 같은 연료비를 말한다. 월세 등 임대차비용 증가와 고유가로 저소득층에선 ‘생계형 소비’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교통(16.5%)→음식‧숙박(13.4%)→교육(11.4%) 순으로 비중이 컸다.

소득 분배도 악화했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107만6,000원)이 1년 전보다 3.2% 늘 때, 5분위 가구 소득(1,148만3,000원)은 6.0% 증가했다. 소득 1분위와 5분위 간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균등화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6.45배) 역시 전년 동기(6.25배)보다 확대됐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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