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탓 집값 천정부지”… 뉴욕 등 에어비앤비에 철퇴 휘둘러

입력
2023.06.02 08:54
수정
2023.06.0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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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이탈리아 등 관광지서
단기 주택 임대로 집값 상승 부작용
각국 정부 관련 규제 시행으로 단속

30일 미국 뉴욕에서 뉴욕 42번가 빌딩 사이로 태양이 지는 '맨해튼 핸지'를 보려는 인파가 몰려들어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30일 미국 뉴욕에서 뉴욕 42번가 빌딩 사이로 태양이 지는 '맨해튼 핸지'를 보려는 인파가 몰려들어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지나치게 많은 여행객들로 인한 ‘오버 투어리즘’에 시달리는 각국이 숙박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등을 대상으로 칼을 빼들었다. 미국 뉴욕은 숙박 공유 규제법을 시행했고, 이탈리아 피렌체는 신규 단기 주택 임대를 금지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아예 정부 차원에서도 제한책을 준비 중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오는 7월부터 뉴욕의 숙박공유 규제법이 발효된다고 보도했다. 이 법은 뉴욕 주민이 자기 거주지를 30일 이내로 임대할 경우 임대인의 개인정보와 임대수익, 계좌정보를 의무 신고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뉴욕은 이를 근거로 관광세와 판매세, 호텔세 등을 부과할 예정이다. 뉴욕주는 지금까지 에어비앤비 사용 시 숙박세를 물렸지만, 판매세는 걷지 않았다. 법 규정 위반에 대한 벌금은 최대 5,000달러(약 660만 원)다.

뉴욕은 에어비앤비 등 숙박 공유업체들이 높은 매출을 올리는 주요 시장으로 올해 1월 기준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뉴욕의 숙소 숫자만 3만8,500개에 달한다. 그러나 뉴욕 시민들은 숙박 공유로 임대보다 높은 이익을 얻게 된 집주인들이 임대를 중단하거나, 임대료를 올렸고 결국 저렴한 거주지가 사라졌다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뉴욕법원에 숙박공유 규제법이 과도하게 제한적이고, 상위법인 연방법과 상충한다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2015년 5월 11일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의 전경. 피렌체=AP 연합뉴스

2015년 5월 11일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의 전경. 피렌체=AP 연합뉴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인 피렌체는 아예 역사지구 내 신규 단기 주택 임대를 금지했다고 현지 매체 ‘라 푸블리카’가 같은날 전했다. 현재 사용 중인 단기 임대 주택은 그대로 두지만, 새롭게 주택을 관광객 숙소로 쓰는 일은 불가능하게 됐다.

피렌체는 매년 평균 약 1,5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도시지만, 뉴욕과 마찬가지로 집주인들이 돈벌이가 되는 관광객 대상 단기 임대 사업에 뛰어들면서 집값이 터무니없이 상승하는 부작용을 앓았다. 피렌체 당국은 이런 현상을 막으려 가정집을 관광객 숙소로 용도를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동시에 장기 임대 주택에는 3년간 재산세를 받지 않는 등 세금 혜택을 주기로 했다.

나라 전체가 오버투어리즘의 진통을 겪는 이탈리아는 아예 정부 차원에서도 단기 주택 임대 시장에 규제를 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휴가철에 관광객에게 주택을 불법으로 빌려주는 집주인 대상 최대 5,000유로(약 708만 원)의 벌금과 대도시에선 최소 2박 이상 숙박 의무화가 골자다. 다니엘라 산탄체 관광부 장관은 “이달 말까지 이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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