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년 6월 유엔 안보리 의장 맡는다... “10년 전 北 핵실험 땐 긴급회의 소집”

한국, 내년 6월 유엔 안보리 의장 맡는다... “10년 전 北 핵실험 땐 긴급회의 소집”

입력
2023.06.08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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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세 번째 안보리 이사국 진출
10년 전 의장국 땐 北 3차 핵실험
긴급회의 소집, 대북제재 이끌어

황중국 주유엔대사가 6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투표에서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확정 지은 뒤 각국 대사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한국이 2024~202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되면서 내년 6월 안보리 의장국을 맡는다.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이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한 달씩 번갈아가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의장국이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우선 안보리 의제 선정을 주도할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상황에서 우리가 앞장서 회의를 소집하고 무엇을 논의할지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다. 국제평화와 안전을 책임지는 안보리는 유엔에서 회원국에 대해 법적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리는 유일한 기관이다

10년 전에도 그랬다.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했는데, 당시 한국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두 번째로 진출해 의장국을 맡을 때였다. 이에 의장 직권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북한을 강력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이끌어냈다.

특히 대북제재 결의 2094호를 채택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며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과 관련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북한의 핵개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리 차원의 노력에 적극 기여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무력도발뿐만 아니라 김정은 정권 내부 문제를 겨냥해 좀 더 공세적으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열악한 인권상황이 대표적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안보리 이사국들은 수많은 현안을 다루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로 올리려 해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우리가 이사국이 되면 다른 이사국들과 매일 교류하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비상임이사국 임기는 내년 1월부터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 ‘예비 이사국’으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8월에는 안보리가 다루는 모든 문서를 열람할 수 있고, 10월부터는 모든 회의를 참관할 수 있다.

이처럼 정부는 다양한 구상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한계도 여전하다. 대북 문제에 실효성 있게 접근하려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구도가 선명해지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추가 제재나 규탄 성명에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지난달 31일 북한의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의장성명이 불발된 것도 마찬가지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 문제는 물론 안보리 내 모든 문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갖는 만큼 이들 국가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일부 현실로 드러났다. 전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치러진 안보리 이사국 선거에서 한국은 유효투표 192표 가운데 180표를 얻었다. 압도적인 수치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번에 함께 안보리에 입성한 알제리(184표), 시에라리온(188표), 가이아나(191표)보다 득표수가 적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그룹 국가들 가운데 단독 입후보했는데도 유엔에서 절대적인 지지는 받지 못했다. 이해관계가 걸린 일부 회원국이 반대표를 던졌다는 의미다. 중국 러시아 북한을 비롯해 우리와 수교를 맺지 않은 시리아 등이 합세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 중러 간 대립이 격화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예상한 득표수이기는 하나, 앞으로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면서 극복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은 1996~1997년, 2013~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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