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말씀' 공부해야 대학 간다...중국 입시에 '어록' 등장

입력
2023.06.08 18:05
수정
2023.06.08 18:1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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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과거 연설에 대한 작문 요구
배점 40% 차지...과거 어록 공부해야

중국의 대학입시 '가오카오' 첫날인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수험생들이 입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치러지는 가오카오는 8일까지 이어지며 올해 수험생은 1천291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베이징=AP 뉴시스

중국의 대학입시 '가오카오' 첫날인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수험생들이 입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치러지는 가오카오는 8일까지 이어지며 올해 수험생은 1천291만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베이징=AP 뉴시스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어록이 지문으로 등장했다. 시 주석 어록을 외우는 것은 앞으로 수험생들의 필수 코스가 될 전망이다.

8일 중국중앙(CC)TV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가오카오 작문 시험에 4개의 문제가 출제됐는데 이 중 한 문제가 과거 시 주석의 발언을 인용했다. 해당 문제는 "꽃 한 송이만 피면 봄이 아니고 백화제방(온갖 꽃이 일시에 핀다)해야 봄이 뜰에 가득하며, 세상에 한 종류의 꽃만 있다면 아무리 아름다워도 단조롭다"는 문장을 제시한 뒤 "이는 시 주석 연설의 일부로 생생한 언어로 보편적인 이치를 설명했다. 이에 대한 (수험자의) 인식을 800자 이상으로 정리하라"고 요구했다.

인용된 문장은 시 주석이 2014년 3월 프랑스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했을 때의 연설 중 일부다. 중국 청년보는 "사상의 큰 깃발을 높이 들고 이상과 신념을 굳건하게 하는 시험 문제"라고 평가했다. 작문은 중국 대입 시험 국어 과목 점수의 40%를 차지한다.

시 주석의 발언이 가오카오에 등장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시 주석 집권 2기가 시작된 2018년 작문 시험에도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수험생의 생각을 풀어 쓰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 중국 공산당은 올해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이후 국민들에게 '시 주석 사상 강독'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가오카오에서 시 주석의 어록은 더욱 빈번하게 인용될 전망이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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