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 만에 전력 사오는 값〈파는 값...한전 한숨 돌리나

입력
2023.06.18 17:00
수정
2023.06.18 17:59
11면
구독

4월 전력구입가 판매가보다 kWh당 6.6원 낮아
2021년 11월 이후 17개월 만
21일 발표예정인 3분기 전기요금 동결되나

1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관리자가 전기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1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관리자가 전기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전력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오는 평균 금액(전력구입단가)이 17개월 만에 판매가 아래로 내려갔다. 정부가 '전력 판매가보다 구입 단가가 높아 한전의 영업손실이 크다'는 이유로 지난해 2분기 이후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린 만큼 3분기(7~9월) 전기요금 동결에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한전의 4월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한전이 공공‧민간 발전사로부터 들여온 전력구입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129.6원으로 판매단가 136.2원보다 6.6원 낮았다.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 이행비용(RPS‧매월 변동)을 합한 구입단가는 144원으로 판매가보다 높지만 4월 전체 발전량 대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6.7%)을 반영한 평균 구입단가는 130.56원으로 역시 판매단가보다 낮다.

구입단가가 판매단가보다 낮은 건 2021년 11월(구입단가 108.7원‧판매단가 114원) 이후 17개월만이다. 같은 해 12월 구입단가가 125.3원으로 치솟으며 판매단가(115.8원)를 앞선 뒤 한전은 줄곧 판매단가보다 더 비싼 값에 전기를 샀고 이런 가격 구조가 천문학적 경영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랬던 전력 가격이 4월부터 바뀐 배경은 ①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찾은 데다 ②전기요금이 올랐기 때문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현물 가격은 2021년 12월 백만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 양)당 30.5달러에서 2022년 8월 53.95달러까치 치솟았다가 올해 4월 11.55달러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LNG 발전단가는 kWh당 296.74원에서 198.03원으로 하락했다. 반면 지난해 3월 이후 전기요금은 다섯 차례에 걸쳐 ㎾h당 모두 40.4원 올랐다. 인상률은 39.6%다.

이 때문에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앞서 14일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전기료) 인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한전의 적자는 (전력을) 사오는 가격보다 판매하는 가격이 낮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의 누적 적자를 해결하려면 여전히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지만 "한전의 구입·판매 단가는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기 때문에 (한전 적자 해소에 필요한 요금 인상 폭을 다시) 살펴보겠다"고도 덧붙였다.

정부는 16일 한전이 제출한 연료비 조정단가를 바탕으로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조정단가는 기준연료비와 실적연료비(최근 3개월 평균가) 차이에 변환계수를 적용해 산출한다. 3분기 요금은 21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윤주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