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떠나 농어촌 향한 '코로나 이주', 작년엔 꺾였다

입력
2023.06.22 12:00
수정
2023.06.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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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가구, 10% 넘게 감소
일자리 늘어 도시 머무는 사람 증가

서울 시내 한 식당가 모습. 뉴시스

서울 시내 한 식당가 모습. 뉴시스

코로나19 시기 도시를 피해 농어촌으로 몰렸던 귀농어 및 귀촌 가구가 지난해 뚝 끊겼다. 코로나19가 절정일 때와 비교해 식당 등 서비스업 일자리가 늘어 도시에 머무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22년 귀농어·귀촌인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막바지인 지난해 귀농·귀촌 현상이 한풀 꺾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귀농, 귀어, 귀촌 기준은 도시에 속하는 동 지역에서 1년 이상 산 사람이 2021년 11월 1일~2022년 10월 31일 사이에 읍·면 지역으로 이동한 경우다.

농사를 짓기 위해 농촌에 정착한 귀농 가구는 2019년 1만2,411가구, 2020년 1만2,489가구, 2021년 1만4,347가구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증가세였다. 하지만 지난해 귀농 가구는 1만2,411가구로 전년보다 13.5%(-1,936가구) 감소했다.

귀어 및 귀촌 가구도 같은 흐름이었다. 귀어 가구는 981가구로 전년 대비 16.2%(-184가구) 줄었다. 귀촌 가구 역시 12.3%(-4만4,628가구) 감소한 31만8,769가구로 집계됐다. 귀촌 가구는 농사, 고기잡이 외에 다른 일을 하거나 주거 목적으로 읍·면 지역에 터를 잡은 가구다.

귀농·귀촌 가구 감소는 코로나19와 연관 깊다. 코로나19가 한참일 땐 도시 지역 내 서비스업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게 귀농·귀촌을 확산시켰다. 당시엔 농어촌에서 일해 얻는 소득이 돈벌이가 없는 도시보다 나았다는 뜻이다. 대표 서비스업인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만 보면 2020년, 2021년에 각각 15만9,000명, 4만7,000명 줄었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대면 업종이 다시 살아나자, 귀농·귀촌 현상은 반대로 사그라들었다. 굳이 농어촌에 가지 않아도 도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8만4,000명 증가로 반등했다.

지난해 집값 하락도 귀농·귀촌 가구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농어촌 이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도시 지역 집을 선뜻 팔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서다. 지난해 국내 이동자 수는 전년과 비교해 14.7% 감소한 615만2,000명으로 48년 만의 최저치였다.

다만 정부는 귀농 현상 자체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수진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관은 "농촌 생활 경험을 가진 베이비부머 등 은퇴 연령층 증가, 농촌에 대한 관심 확대로 귀농·귀촌 흐름은 견고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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