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자게 도와줄게요"…전자업계가 토닥거리는 '슬립테크'

입력
2023.07.19 21: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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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면장애 100만 명…슬립테크 관심
LG전자 '브리즈' 스트레스 관리하고 수면 유도
'갤럭시워치'는 8가지 유형으로 수면 분석해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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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9시간, 인생의 약 3분의 1은 잠에 할애한다. 잠을 잘 자면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숙면을 취하지 못할 경우 하루 종일 집중을 못하고 회복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 등의 이유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수면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도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수면장애 및 비기질성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7년 84만2,856명에서 2021년 109만7,282명으로 5년 사이 30%나 늘었다. 정보통신(IT) 기술을 활용해 건강한 수면에 도움을 주는 '슬립테크(Sleep-tech, 잠과 기술의 합성어)'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뇌파 조절 유도해 불면증 해소에 도움

LG전자 슬립테크 솔루션 브리즈. LG전자 제공

LG전자 슬립테크 솔루션 브리즈.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최근 스트레스나 불면에 시달리는 고객을 위한 슬립테크 제품 '브리즈'를 선보였다. 브리즈는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뇌파를 측정, 조절을 유도하는 콘텐츠를 제공해 컨디션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기기다.

브리즈는 뇌파를 측정할 수 있도록 귀 모양에 맞춰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된 무선 이어셋과 뇌파 조절 유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앱으로 구성된다. 뇌파 감지 기술을 기반으로 뇌파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사용자의 상태를 측정하고, 스마트폰에 기록된 생활 데이터와 연계해 안정과 숙면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용 데이터가 쌓일수록 개별 이용자들의 상태에 알맞은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브리즈에는 좌뇌와 우뇌에 각각 들려주는 주파수의 차이를 이용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뇌파를 유도하는 뇌파동조 원리가 적용됐다. 깊은 수면 상태에 해당하는 2㎐z 대역의 뇌파를 유도하기 위해 왼쪽 귀와 오른쪽 귀에 2Hz 주파수 차이가 나는 소리를 들려주는 방식이다.

앱은 '마인드 케어'와 '슬립 케어' 모드로 구성된다. 필요한 모드에 따라 안정 및 숙면을 유도하는 주파수의 소리부터 루시드폴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작곡한 자장가, ASMR 사운드 등 90가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업무, 학업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인드 케어 모드를 활성화하면 심리적 안정 상태를 나타내는 알파파를 이끌어내는 사운드와 호흡 가이드로 긴장, 불안 상태를 풀어 줄 수 있다. 슬립케어 모드는 수면 상태에 나타나는 세타파와 델타파를 유도해 깊은 잠에 들도록 도와준다.

LG전자는 앞서 고려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과 각각 임상 실험을 진행해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브리즈 착용 시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는 코르티솔 측정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수면 중 깬 시간 등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제품은 1시간 30분 충전 시 슬립케어 모드 기준 최대 11시간 쓸 수 있다. 가격은 44만 원이다.



'걱정 많은 펭귄' 유형 이용자에게 맞춤형 수면 코치

삼성전자 갤럭시워치 수면측정 기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워치 수면측정 기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워치'를 통해 다양한 슬립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갤럭시 워치의 바이오액티브 센서는 수면 중 뒤척임, 렘(REM)수면 시간, 혈중 산소포화도 등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알 수 있는 지표들을 잴 수 있다. 또 사용자가 자는 동안 측정된 여러 지표를 바탕으로 분석된 수면 결과를 알기 쉽게 설명해 자신의 수면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갤럭시 워치로 확보한 수면 정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여덟 가지 동물 유형으로 개인의 수면 특성을 나눈다. 유형별로 △걱정 없는 사자 △경계심 많은 사슴 △민감한 고슴도치 △태평한 바다코끼리 △걱정 많은 펭귄 △사냥 중인 악어 △햇빛을 싫어하는 두더지 △지친 상어다. 예를 들어 펭귄은 자신의 알을 보호하기 위해 수면 중에도 각성 상태를 유지하고 주의를 기울인다. 삼성전자는 이런 특성을 반영해 수면의 시간과 규칙성은 좋지만 자주 깨는 사용자를 펭귄 유형으로 분류했다.

유형에 따라 이용자는 인지행동치료법(CBTI)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사용자는 코칭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맞춤형 가이드에 따라 자신만의 수면 습관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취침 여섯 시간 전 카페인 섭취 금지, 아침 시간 햇볕 쬐기 등 숙면에 도움이 되는 팁도 준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집안 내 다양한 가전 기기를 조절, 최적의 수면 환경을 만드는 데도 힘을 보탠다. 가령 갤럭시 워치가 사용자가 잠이 든 시점을 인식하면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조명이 꺼지는 동시에 에어컨이 저소음 모드로 바뀌고 침실 커튼이 닫히는 등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수면 환경이 조성되는 식이다. 또 미리 설정한 수면 시점에 맞춰 스마트폰과 갤럭시 워치의 화면 밝기가 자동으로 바뀌고 알림이 무음 처리되기도 한다. 올 하반기에는 갤럭시 워치 센서의 후면 불빛 등 세심한 부분도 자동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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