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충성 밖에 모르는 '바보 군인'"… 해병대 전 수사단장, 정계 진출설 부인

입력
2023.08.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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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 "정무적 판단 몰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8일 경기 화성시 해병대사령부 부사령관실에서 열리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화성=윤서영 인턴기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8일 경기 화성시 해병대사령부 부사령관실에서 열리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화성=윤서영 인턴기자

호우 실종자 수색 도중 순직한 해병대원 사망 사건을 수사하다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이 자신을 둘러싼 정계 진출설에 선을 그었다.

박 대령은 20일 법률대리인 김경호 변호사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저는 시작도 그러했고 지금도, 앞으로도 군인"이라며 "정치, 여야, 정무적 판단은 잘 모른다. 앞으로 알고 싶지도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고 채수근 상병 사건이 적법하게 처리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 대령은 "채 상병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저는 어떠한 정치적 성향과 의도와도 무관하다"면서 "저는 충성, 정의, 의리밖에 모르는 바보 군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오로지 군인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명예를 되찾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면 군인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남은 군 생활을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 모쪼록 현 사태와 관련해 제 본심이 왜곡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대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상부의 지시에 항명했다는 이유로 입건, 보직 해임됐다. 박 대령은 이에 불복해 지난 11일 KBS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해병대사령부 징계위원회는 박 대령이 사전 승인 없이 방송에 출연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18일 군인사법상 '견책' 징계를 내렸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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