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서 뒷돈 받은 혐의' 금감원 전 국장 1심 실형

입력
2023.10.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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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투자 유치 등으로 수천만원 요구·수수
징역 1년 9개월... "금융기관 청렴성 저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청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1조 원대 펀드 사기를 벌인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경영진으로부터 뒷돈 등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금융감독원 국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는 1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윤모(63) 전 국장에게 징역 1년 9개월에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추징금 4,700만 원 납부도 명령했다.

윤 전 국장은 2018년과 2019년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펀드투자 유치와 각종 대출 등과 관련해 금융계 인사들을 알선하는 등의 대가로 4,700만 원을 받고, 4,500만 원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 전 국장 측은 법정에서 금감원 직원의 지위를 이용한 적이 없고, 돈은 빌린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항변해왔다.

법원은 하지만 혐의를 모두 유죄로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윤 전 국장은 담보 없이 돈을 빌려줄 정도로 친분이 형성되지 않았는데도 상당한 돈을 받았고 금전소비대차계약서 등도 없었다"며 "윤 전 국장이 요구한 돈은 알선의 대가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윤 전 국장은 금융기관의 공정성과 청렴성 등 신뢰를 저해했다"며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지도 않고 있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 전 국장에게 청탁한 내용 등이 일부 현실화되지 않은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국장은 실형에 이은 법정구속 선고에 충격을 받은 듯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흐느끼다가 법정 경위들에 의해 끌려나갔다.

앞서 윤 전 국장은 이 사건과 별개로 특혜 대출을 알선하거나 은행 제재 수위를 낮추는 대가로 금융기관 임직원 등으로부터 2014년 2,000만 원과 2018년 1,000만 원 등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해당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2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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