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2조 사업' 카카오, 내부 감사 착수…충격받은 김범수 임원진 대폭 물갈이

[단독] '수상한 2조 사업' 카카오, 내부 감사 착수…충격받은 김범수 임원진 대폭 물갈이

입력
2023.11.28 14:00
수정
2023.11.28 15: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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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서울아레나 등 2조 원 규모 사업, 특정업체와 수의 계약
법무법인에 고강도 감사 맡기고 임원진 큰 폭 교체 예정


비상경영에 착수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최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듣고 있다. 뉴스1


데이터센터(IDC) 화재,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 등 안팎으로 각종 사고에 시달리며 비상경영에 들어간 카카오가 2조 원 규모 사업이 비상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대대적 내부 감사와 함께 대규모 임원 교체를 단행한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경영쇄신위원회에서 첫 번째로 빼어 든 칼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는 최근 IDC들과 K팝 공연장인 '서울아레나' 등 2조 원 규모의 대형 건설 공사를 공개 입찰이 아닌 특정 업체 한 곳에 몰아주는 식으로 수의 계약한 것을 확인하고 대대적 내부 감사에 들어간다. 아울러 12월 1일 임원들도 대폭 교체한다.

위원회가 문제 삼은 것은 IDC 세 곳과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시설을 빌려 운영했던 IDC 화재 사고 이후 경기 안산시와 시흥시 등에 자체 IDC를 짓기로 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또 서울시와 손잡고 도봉구 창동에 약 2만 명이 입장할 수 있는 K팝 공연장과 극장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인 서울아레나도 건설한다. 서울아레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벌이는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 사업과 관련 있다. 이 사업들의 공사 예산은 IDC에 각각 4,000억~6,000억 원 등 약 1조6,000억 원, 서울아레나가 약 3,200억 원 등 총 2조 원에 육박한다.

위원회 확인 결과 카카오는 투명하게 공개 입찰을 거치지 않고 특정 업체와 수의 계약했다. 공교롭게 공사를 시작한 IDC 일부와 서울아레나를 모 대기업 계열사가 맡았다. 내부에서 특정업체에 몰아준 이유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해당업체가 여러 IDC를 구축한 실적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렇더라도 수의 계약은 무리라는 것이 위원회 지적이다. 업체 관계자는 "2조 원이면 부산 엘시티 개발 규모와 맞먹는다"며 "이런 대규모 공사를 투명한 공개 입찰이 아닌 특정업체와 수의 계약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김범수 위원장 충격받고 크게 화내"


카카오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준법과신뢰위원회가 23일 오전 첫 상견례를 진행했다. 김용진 위원(왼쪽부터), 이영주 위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장, 안수현 위원, 이지운 위원, 김정호 위원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스1


심지어 이 과정에서 사업 진행 내용이 김 위원장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위원회를 통해 보고받은 김 위원장은 충격을 받고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업체 관계자는 "제대로 된 회사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질타가 비상경영회의에서 쏟아졌다고 들었다"며 "이런 점을 문제로 본 김 위원장이 전날(27일) 열린 비상경영회의에서 관리 시스템에 느슨한 부분이 없는지 재차 돌아보도록 강력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임원진 교체도 12월 1일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업체 관계자는 "위원회는 사업이 비상식적으로 진행되는데도 경영회의에서 한 번도 지적을 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봤다"며 "임원들을 대규모로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체 감사는 고강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국내 최대 규모의 법무법인과 계약을 맺고 진행 과정에서 비리가 없었는지 철저히 따져 볼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카카오 및 관계사들이 주요 사업을 진행할 때 반드시 '준법과신뢰위원회' 검토를 받도록 경영 시스템 개선도 추진한다. 최근 설치한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카카오와 관계사들의 준법, 윤리경영을 감시하기 위해 설치한 외부 기구로,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업체 관계자는 "고강도 내부 감사를 시작으로 임원들에게 책임에 비해 지나치게 권한을 준 경영관리 시스템 전체를 개선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며 "이를 환골탈태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 위원회의 각오"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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