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무협회장 "미국 정권 바뀔 때를 대비한 민간 네트워크 준비하겠다"

입력
2023.11.30 15:15
수정
2023.11.30 18:3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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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구광모, 시장 잘 읽어" 칭찬
"다른 국가와 똑같은 운동장서 경쟁하게 해 달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29일 서울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무역의 날 기자간담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29일 서울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무역의 날 기자간담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제공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2023년을 "성장 엔진이 다소 식어 있는, 생각보다 힘든 한 해"라고 돌아봤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수출 실적이 너무 부진해 기저 효과로 내년 수출은 13개 주요 품목 모두 올해보다는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회장은 '60회 무역의 날'을 기념해 29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신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 수출의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이렇게 진단했다.

구 회장은 현재 우리 경제 여건을 "순탄하지 않다"며 "(내년) 세계 경제는 2% 후반의 낮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고 경제 블록화, 자국 우선주의, 핵심 광물 쟁탈전 등 통상 환경은 더욱 복잡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역 수지가 기나긴 적자의 터널을 벗어나 6월 이후로 흑자로 돌아섰다"며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등 전기 동력화 품목이 수출 회복을 이끌고 있고 중국 수출이 부진한 공백을 미국, 유럽연합(EU), 중동 등에서 전기차, 이차전지, 방산 수출이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협회는 새 수출 전략품목으로는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생성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콘텐츠 등을 꼽았다. 특히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조업 수출 한계가 커지는 만큼 콘텐츠와 서비스 등 부가가치형 상품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중국 경제의 자급률이 높아지고 일부 기술력은 한국을 앞서는 상황"이라며 "중장기 기술개발(R&D) 투자 및 미래 산업 집중 투자를 많이 고민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내년은 미국 대선...민간 네트워크 대비하겠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지원을 위해 6월 프랑스를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진행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지원을 위해 6월 프랑스를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진행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의 세대교체에 대해서 구 회장은 "젊은 기업가들이 예전보다 글로벌 시장을 더 잘 읽는다"며 "기업가로의 성장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다른 국가와 똑같은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기업가 정신을 잘 살릴 수 있게 규제를 줄여줬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고 요청했다.

한편 무역협회는 '내년은 미국 대선으로 정책 변수가 많은 한 해'라고 내다봤다. 내년 우리나라 수출은 올해보다 7.9% 성장한 6,800억 달러를 기록하고 무역 수지도 140억 달러 흑자를 낼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앞서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전망치보다 수출 실적(5.6%, 6,670억 달러)은 긍정적으로 무역 수지(265억 달러 흑자)는 보수적으로 잡았다.

구 회장은 "정부가 할 수 있는 통상 영역, 민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이 각각 있다"며 "정부가 할 수 없는, (미국) 정권이 바뀔 때를 대비한 민간 네트워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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