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맹폭한 한동훈... 野 "선전포고문" "운동권 세력에 적대감 드러내"

입력
2023.12.27 11:59
수정
2023.12.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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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與 비대위원장 26일 수락 연설에
우상호 "반성·성찰 대신 전쟁 선포" 비판
"민생 거론 안 해" "헤이트 스피치" 주장도
여야 강대강 대치… '중도 외연 확장' 우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된 후 취임 일성을 밝히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된 후 취임 일성을 밝히고 있다. 고영권 기자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수락 연설이 야당을 향한 선전포고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위원장의 연설에 대해 "비대위로 간다는 건 말 그대로 국민의힘이 비상이라는 것"이라며 "그러면 보통 반성과 성찰로 시작해야 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게 책무인데 '야당과 전쟁을 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립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으로 취임사를 대신한 걸 보면서 '저게 저분이 비판했던 운동권 출신 정치와 뭐가 다르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런 방식이 과연 새로운 정치문법이냐. 저는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을 거칠게 비판하며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을 강조했다. 그는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걸 막아야 한다"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이 486, 586, 686 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드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수락 연설을 비판했다. 페이스북 캡처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수락 연설을 비판했다. 페이스북 캡처

김남국 무소속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수락 연설문이 아니라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문"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한 위원장의 연설문에는 민생과 국민의 삶을 돌보고 책임지겠다는 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면서 "민생과 물가, 부동산 등의 이야기는 한 단어도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같은 날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연설문 전체는 약간 '헤이트 스피치'이자 공포 마케팅"이라며 "운동권 특혜 세력에 대한 적대감이 너무 묻어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에서도 한 위원장의 강경 메시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방송에서 "(한 위원장이) 아직 여의도 정치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여야 간의 대치가 굉장히 강 대 강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그럼 결국은 중도 외연 확장은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비대위원 인선이 첫 번째 고비"라며 "지금부터는 정말로 무게감이 있는 당의 수뇌부이기 때문에 조금은 말을 줄이고 아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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