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30일 만난다... 화합이냐, 분당이냐 '마지막 기로'

입력
2023.12.29 20:3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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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새해 신당 창당 압박에
이재명 "집이라도 한번 찾아뵙겠다"
'李 사퇴'엔 양측 입장 차 여전, '빈손' 전망도
이 전 대표 측 "보여주기식 명분 쌓기용" 비판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해 2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회의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해 2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회의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전격 회동한다.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촉구하며 신당 창당을 예고한 지 한 달여 만에 두 사람이 비로소 얼굴을 맞댄다. 사실상 분당 사태를 막기 위한 마지막 돌파구를 마련하는 자리다. 이 대표가 어떤 쇄신 카드를 들고 나올지 주목되는 가운데 당 안팎에선 이재명 사퇴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만큼 결국 빈손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집이라도 찾아 뵐까", 이낙연 "피할 이유 없다" 극적 성사

지난해 3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해 3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두 사람의 회동은 29일 이 대표가 먼저 손을 내밀며 성사됐다. 지난 주말 이 전 대표에게 전화와 문자를 건넸지만 화답이 없자, 이날 오후 다시 직접 연락을 취하며 문을 두드렸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든 우리가 통합의 기조 위에서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전 대표의) 집이라도 한번 찾아가 뵐까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역시 "피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면서 극적으로 조찬 일정이 조율됐다. 앞서 당 안팎에선 이 전 대표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 대표가 삼고초려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는 두 사람을 향해 '조건 없는 만남'을 촉구한 바 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7월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이 전 대표를 환영하는 귀국 만찬 이후 5개월 만이다.

'이재명 사퇴' 두고 엇갈리는 양측... '빈손 회동' 전망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7월 28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7월 28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어렵사리 만남이 조율됐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 전 대표가 요구하는 '이재명 사퇴' 카드를 이 대표가 수용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팔을 자르라고 하면 팔을 자르는 시늉이라도 하겠지만, 목을 자르라고 하면 이제는 하기가 어렵지 않느냐"며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가 요구하는 통합비대위 구성 등에 대한 쇄신안을 가져가는지 묻는 질문에 "얘기를 해봐야 한다. 입장은 서로 다를 수 있으니"라며 "세상사라는 게 누구나 자기 뜻대로만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만 답했다.

이 전 대표 측의 기대도 크지 않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대표의 회동 제안이 보여주기식 '명분 쌓기' 행보라며 벌써부터 김을 빼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지금까지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다가 창당 시한으로 못 박은 연말 데드라인을 코앞에 두고 회동을 제안한 것 아니냐"면서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 사람 공히 당 분열의 책임을 떠안게 되는 모양새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만남이 성사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김정현 기자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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