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카제 드론·황산 테러·기관 폭파'...또 날아온 일본발 '협박 팩스'

입력
2023.12.30 16:59
수정
2023.12.3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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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중요시설 등 '협박 팩스' 잇따라 발송
8월 '협박 메일' 동일범 소행 가능성
경찰, 일본 경시청 협조 요청...사건 병합 수사

경찰 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 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가 중요시설과 언론사 등 여러 기관을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일본발 '협박 팩스'가 또 잇따라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경기 평택항만출장소와 외국인지원센터 등을 포함한 여러 기관에 "언론사 직원, 가족, 국가 중요시설을 테러하겠다"는 협박 팩스가 들어왔다는 경찰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일본어와 한국어로 발송된 팩스에는 일본 변호사 '하라다 가쿠우에' 명의로 "고성능 폭탄을 실은 '가미카제' 드론 778대를 소유하고 있다", "'스기타 이츠아키'와 '후카츠 히나리'에게 자치단체 시설 및 대중교통, 일본 대사관에 특공을 하도록 했다"는 문구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팩스에 나온 이름이 실재하는 사람인지, 협박 팩스와 관련된 사람인지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8시 34분쯤 경기 평택항만출장소에도 "시설을 폭파하겠다"는 팩스가 접수됐는데, 여기엔 언론사 기자를 황산 테러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지난 28일에도 비슷한 내용의 팩스가 접수돼 주변을 수색했지만, 별다른 특이사항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다른 곳에도 국내 주요 시설 등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팩스가 접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 오전 10시쯤 서울 영등포구 한 외국인 지원센터에는 "경찰청, 검찰청, 국방부, 국세청, 방위사업청 등을 폭파하겠다"고 적힌 팩스가 들어왔다. 해당 센터에는 28일에도 비슷한 내용의 팩스가 들어오기도 했다. 일본어와 영어로 작성된 팩스는 일본 변호사 '가라사와 다카히로'와 '하세가와 료타' 보낸 것처럼 작성됐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서울시청, 대법원, 대검찰청을 테러하겠다는 이메일이 발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은 해당 이메일이 일본 내 인터넷 주소(IP)에서 발송된 것으로 보고 일본 경시청에 수사 협조도 요청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번 협박 팩스 역시 지난 8월 일본발 협박 메일 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협박 팩스의 특성이 앞선 협박 이메일과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사건을 병합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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